KDI, 올해 2.6%-내년 2.7%…구조조정 반영땐 2.5% 밑돌수도
기업투자 위축·소비부진 원인…추경편성·금리인하 등 해법 제시
기업투자 위축·소비부진 원인…추경편성·금리인하 등 해법 제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2% 중반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나왔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부진과 국내 인구의 기대수명 연장에 따른 소비 부진이 저성장 고착화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 운용을 제안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4일 발표한 ‘2016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1년 전보다 2.6%(실질 기준)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 연구원이 지난해 말 제시한 전망치(3.0%)를 0.4%포인트나 끌어내린 것이다. 2% 중후반대를 예상한 한국은행(2.8%)·국제통화기금(IMF·2.7%) 등 국내외 경제 분석기관의 전망치보다 낮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도 2.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2015년(2.6%)부터 3년 연속 우리 경제가 2% 중반 성장에 머물게 된다. 특히 이 연구원이 이번 전망에 “현재 진행 중인 산업 구조조정 여파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힌 점을 염두에 두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2.5%를 밑돌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 흐름이 고착화되는 이유로 연구원은 두 가지 경로를 제시했다. 먼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뚜렷해진 세계 경제의 저성장 흐름이 국내 수출 둔화로 나타나고, 이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 성장률을 급격히 끌어내리는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또 고령화에다 의료 기술 등의 발전에 따른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소득 증가마저 정체 상태에 빠진 탓에 나타난 장기 소비 부진도 저성장 시대를 여는 원인으로 이 연구원은 봤다.
이런 판단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은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보다 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설비투자 전망(3.5% 증가)에 견주면 불과 6개월 만에 전망값을 6.5%포인트나 내려 잡은 것이다.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5.8%였다. 올해 ‘투자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역시 2.2%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실업 증가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기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나면 (정부는) 추경을 편성하고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를 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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