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살 이상 비정규직, 지난 1년 동안 14만7000명(12.3%) 증가
여성·60대·단순노무직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기간제·시간제·비전형 등 비정규직의 여러 형태를 불문하고 여성 비정규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3월 현재 여성 비정규직은 339만5000명으로 1년 전에 견줘 4.2%(13만7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 비정규직은 0.3%(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 기준으로 여성 비정규직이 남성 비정규직보다 지난 1년 새 14배 더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전체 비정규직에서 여성과 남성의 비중도 각각 55.1%, 44.9%로 1년 전보다 여성 비중이 1%포인트 가까이 커졌다.
특히 근로 형태 중 시간제 비정규직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년 사이 여성 시간제 비정규직은 14만7000명이 늘어났다. 증가율로는 10%로 전체 시간제 비정규직 증가율(2.4%)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남성 시간제 비정규직은 외려 1만6000명이 감소했다.
여성 비정규직의 증가 흐름은 2013년 이후부터 뚜렷해졌다. 정부가 낮은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경제활동참가 수준이 낮은 여성을 주된 타깃으로 삼았고, 그 방식으로 ‘시간 선택제 일자리’ 사업 확대와 고령층에 대한 파견 근로 제한 완화를 삼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중 60대 이상 고령자 비중이 늘어나거나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일단 연령별로 보면 60살 이상 비정규직은 지난 1년 동안 14만7000명(12.3%)이나 증가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4만8000명이 늘어나면서 전체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해 전(31.2%)보다 0.1%포인트 늘어난 31.3%로 집계됐다. 여성 고령자들이 단순 노무직 중심으로 노동시장에 대거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이 한 해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한 것은 국민연금 가입 시점이 지난 6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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