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주 협상서…3년간 5400억 절감
인하액 절반 2700억 출자전환할 듯
채권단과 자율협약 유지도 ‘파란불’
인하액 절반 2700억 출자전환할 듯
채권단과 자율협약 유지도 ‘파란불’
현대상선이 기존 용선료를 21% 낮추는 내용으로 선주회사들과의 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상선은 앞으로 3년여간 540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9일 금융당국 등의 말을 종합하면,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은 외국 선주회사들과의 협상에서 3년6개월 동안 지급해야 할 2조5300억원의 용선료를 21%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연간 1500억원 정도로 전체 인하액은 5400억여원이다. 이런 합의 내용은 10일 오후 공식 발표된다.
이 합의에서 외국 선주들은 용선료 인하분 5400억원의 절반인 2700억원은 출자전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회사들은 출자전환으로 제공받는 주식에 대해서는 즉시 매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춘 용선료 대신 받는 주식은 바로 현금화하겠다는 뜻이다. 나머지 인하액에 대해서는 앞으로 용선 계약 등을 통해 선주사들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용선료 인하 수준을 30~35%로 요구했고, 채권은행단에서도 용선료 인하율이 최소 28.4%는 돼야 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선주회사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20%대를 지키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현대상선은 지난 1일 채무조정에 이어 이번에 용선료 협상까지 성공함으로써 채권은행단과의 자율협약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오는 9월까지 새로운 국제 해운동맹에 가입하면 큰 위기는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3월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이후 그리스의 다나오스, 나비오스, 영국의 조디악 등 22개 외국 선주회사들과 용선료 협상을 벌여왔다. 현대상선이 운영하는 선박은 모두 116척인데, 이 가운데 70% 이상인 83척이 선주회사로부터 빌린 선박들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2대 선사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생 전 해운업 호황기에 비싸게 계약한 용선료 탓에 경영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김규원 이정훈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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