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진흥회가 올해 유가공업체들이 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을 지난해보다 18원 내린 ℓ당 922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힌 가운데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각종 우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유생산비와 소비자 물가 등을 반영해 원유(우유 원료)가격을 결정하도록 한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후 처음으로 원유가격이 내리면서, 우유와 치즈 등 유가공품의 소비자 가격도 떨어질지 주목된다.
낙농진흥회는 올해 원유 기본가격은 지난해(ℓ당 940원)보다 18원 내린 ℓ당 922원으로 결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인하된 원유가격은 올해 8월1일부터 내년 7월31일까지 1년 동안 적용된다. 원유가격이 인하된 건 2013년 ‘원유기본가격 계산방식’(원유가격 연동제)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원유가격 연동제는 과거 낙농가와 유가공업체가 가격 협상 과정에서 벌인 극단적 대립을 막으려고 매년 우유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원유가격을 결정하도록 한 제도다. 2014~2015년 동결됐던 원유가격이 올해는 우유 생산비가 줄고, 소비 정체 등 원유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원유가격 인하 폭이 1.9% 수준으로 사실상 크지 않은데다, 상품은 가격을 한번 올리면 내리기 쉽지 않아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큼의 가격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업체들의 반응도 소극적인 편이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서 우유 할인판매를 많이 했기 때문에 권장가격이란 것이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원유가격 인하로 판매가를 내리라는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여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업체 관계자는 “우유 제품 가격에는 단순히 원유가격뿐 아니라 인건비와 유통비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반영된다. 제품가격 인하까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도 “2013년 원유가격이 오른 이후 인상분이 소비자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 데 한 달 반에서 두 달 가량 걸렸다”며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올해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유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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