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BoE)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부양책을 펼 뜻을 밝혔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30일(현지시각) 한 모임에서 한 연설에서 경기 둔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브렉시트 여파가 겹쳐 영국이 “경제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카니 총재는 이에 따라 오는 8월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발표할 때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 같다며 영국중앙은행은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올 여름에 통화완화 정책을 펴는 방안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영국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확대 가운데 한가지를 시행하거나 두가지 다 시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전했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9년 3월 0.5%로 내린 뒤 줄곧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양적완화(자산매입) 한도는 3750억파운드로 설정돼 있다. 금융시장 한편에서는 카니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이제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카니 총재는 이처럼 경기부양 의지를 밝히면서도 “영국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이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즉각적으로 또는 완전히 상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정치권이 적극적인 구실을 해달라는 주문이다.
카니 총재는 브렉시트 추진자가 새 총리가 되더라도 총재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국중앙은행은 (정치적인 기관이 아니고) 전문적이고 기술관료적인 기관”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경제에 미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해 브렉시트 추진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카니 총재의 부양책 발언이 전해진 뒤 영국 파운드화는 1%이상 하락했으며 국채수익률도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태를 나타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다시 한번 브렉시트에 우려를 나타냈다. 게리 라이스 국제통화기금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브렉시트가 영국은 물론, 유럽과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모든 나라의 정책 결정자들이 행동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