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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홍기택 ‘휴직 사태’, 정부 사전협의하고도 “몰랐다” 발뺌

등록 2016-07-03 16:59수정 2016-07-03 22:20

“중국이 AIIB 부총재직 사임 압박”
“홍 부총재가 정부와 상의”
청와대 “우리는 인지 못해”
기재부 “홍 부총재가 상의해온 것은 맞다”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산업은행 회장 때인 21014년 2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산업은행 회장 때인 21014년 2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갑작스런 휴직 배경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중국이 케이디비(KDB)산업은행 회장 재직 당시 대우조선해양 부실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업무를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사퇴 압박을 했고, 홍 부총재는 이를 정부와 사전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가 휴직 신청 과정에 대해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밝힌 것과 차이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3일 홍 부총재와 가까운 인사들과 정부 쪽 설명을 종합하면, 중국은 지난달 대우조선 부실 관리 및 분식회계와 관련해 한국 검찰의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부총재직을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자진 사임이나 휴직을 하지 않으면 해임 조처하겠다고 홍 부총재에게 통보했다. 홍 부총재가 6월 초 언론 인터뷰에서 산업은행이 지난해 10월 대우조선에 4조2천억원을 지원한 것은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최경환 전 부총리 등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뒤다. 홍 부총재는 정부에 중국의 요구를 전달했고, 정부는 처음에는 버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는 중국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자 홍 부총재가 지난달 24일 6개월간 휴직 신청을 하는 것으로 사태를 봉합했다. 중앙대 교수 출신인 홍 부총재는 이 과정에서 국내 지인들에게 전말을 털어놓고 거취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홍 부총재의 사임 배경에 대해 “저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투자은행 총재와 논의해 휴직계를 냈다”고 밝힌 것과 큰 차이가 난다. 기획재정부 핵심 관계자도 “홍 부총재가 중국에서 (산은 회장 때의 전력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상의해온 것은 맞다.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지만 지금 당장 책임질 필요가 있는 상황은 아니고, 투자은행 이사회에서 그 문제가 거론되면 우리(한국 쪽 이사)가 방어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사전협의를 인정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홍 부종재가) 휴직을 할지 여부에 대해선 사전에 아무런 말을 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 부총재와 가까운 학계 중진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홍 부총재가 사전 상의도 없이 휴직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 뿐더러 국제기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상식에 어긋난 얘기인지 알 것”이라며 “부총재직은 한국을 대표하는 자리인데,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처신했다는 것은 홍 부총재를 미친 사람으로 모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사퇴 압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부총재직 유지가 불확실해진 것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저자세로 비칠 수 있고, 국회에서 사실과 다른 답변까지 하며 ‘모르쇠’ 작전을 펴는 것은 숨길 수밖에 없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4조4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분담금을 낸 주요 회원국이고, 이를 바탕으로 홍 부총재가 요직인 최고위험책임자(CRO) 직책을 맡았다. 하지만 휴직 신청 이후 러시아 등이 해당 자리를 노리고 있어, 한국이 계속 부총재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홍 부총재의 지인은 “홍 부총재가 현재 가족과 함께 유럽에 체류 중인데 곧 귀국할 예정으로 안다. 휴직 신청의 진실에 대해 스스로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김경락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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