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생명과학 연구 지원을 위한 공익재단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은 11일 서 회장과 과학계 저명인사 등으로 구성된 발기인들이 창립총회를 열고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서 회장의 출연금을 기반으로 설립된다. 출연금 규모와 구체적 사업 계획은 9월 재단 출범 때 공개할 예정이다.
재단에는 서 회장과 김병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오병하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권승화 이와이(EY)한영 회계법인 회장, 임희택 법무법인 케이씨엘(KCL) 대표변호사 등이 발기인으로 나섰다. 발기인들은 기초과학 연구의 저변 확대가 필요한데도 연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가시적 성과가 뚜렷하게 확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속적 지원이 부족했다는 인식을 밝혔다고 아모레퍼시픽은 전했다.
현재 기초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민간 재단은 2013년 출범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사실상 유일하다. 기업인 개인 출연금으로 설립되는 기초과학 재단은 서경배 과학재단이 처음이다. 서 회장은 창립총회에서 “패스트 팔로어(선진 기술을 재빨리 따라가는 방식)를 통해 20세기에 압축 성장을 했다면 21세기에는 지금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퍼스트 무버(새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가 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노력해야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분야는 과학기술 발전 분야”라고 말했다. 또 “우리 회사에서 하는 연구를 재단에서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과학재단은 모험적 연구, 공익적 연구, 장기 과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최소 단위를 5년으로 하고, 5년에서 15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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