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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서별관’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순익 전망치 6배 부풀린 의혹

등록 2016-07-14 08:32수정 2016-07-14 09:30

대우조선 4조 지원 근거 적정성 논란
정보 없는 증권사보다 최대 6배 웃돌아
분식·잠재부실 제대로 반영됐나?
정부, 실사보고서 국회 제출 기피
지난해 10월말 청와대 서별관회의(거시경제금융협의회)에서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원 여부와 규모 등의 잣대로 삼은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에 담긴 2016년 순이익 전망이 당시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추정값의 6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의 부실 규모를 파악한 실사팀이 오히려 이를 모르는 증권사 분석가들보다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분식회계 등을 통한 5조원대의 잠재부실이 실사와 당시 구조조정 방안에 제대로 반영됐는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초 공개한 지난해 10월22일 서별관회의 문건에는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보고서의 핵심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7월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의뢰로 회계법인 삼정케이피엠지(KPMG)가 3개월간 실사를 하고, 그 내용을 삼일회계법인이 검증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이에 따르면, 실사단은 업황 등을 고려해 세가지 시나리오(베스트, 노멀, 워스트)별로 대우조선의 2016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전망값을 제시했다. 이 중 유동성 지원 방안을 정할 때 기준으로 삼은 ‘노멀’(정상) 시나리오 기준으로 대우조선은 2016년에 영업이익은 4653억원, 당기순이익은 280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제시돼 있다.

이런 전망은 지난해 10월 당시 주요 증권사의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전망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주요 증권사 4곳(미래에셋증권·동부증권·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이 발표한 대우조선의 2016년 영업실적 전망을 살펴보니, 영업이익 평균값은 2870억원, 순이익은 468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사법인이 제시한 정상 시나리오상 영업실적 전망은 이에 견주면 영업이익은 1.6배, 순이익은 무려 6배나 많다.

이런 큰 차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이 제공한 데이터에 기초해 영업 실적을 전망하는 터라 감춰진 대우조선의 수조원대 분식 또는 부실 규모는 파악하기 어려운 데 반해, 실사법인은 대우조선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정보를 더 많이 알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증권사의 조선담당 애널리스트는 “실사보고서 전체를 보지 않는 이상 (실적 전망 격차가 발생한) 정확한 원인은 알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실사법인이 시장의 컨센서스(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전망 평균값)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 전망값을 내놓은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 방안을 지난해 10월말 확정했다. 이 정도의 자금을 투입하면 대우조선이 정상화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런 예상과는 달리 대우조선은 추가 부실의 늪에 빠지면서 결국 지난 6월 3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이렇게 구조조정이 삐걱댄 배경에 부실한 실사 결과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이 실사보고서의 공개를 꺼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금융위원회에 여러 차례 대우조선해양 실사보고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실사보고서 제출 거부는 정부가 또 한번 대우조선 지원 의사결정 과정을 숨기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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