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 여성·혼인 건수 감소 영향
경기 침체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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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5월까지 매달 출생아수가 한 해 전에 견줘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5월 출생아수는 3만4400명으로 1년 전보다 5.8% 줄었다. 5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적은 출생아수이기도 하다. 출생아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보다 줄고 있다.
출생아수는 연간 기준으로 2012년에 9.9%나 크게 감소한 뒤 2014년에 0.2% 줄어 감소폭이 줄였고 지난해엔 0.8% 증가했다. 이런 흐름이 올해 들어 출생아수 감소 쪽으로 다시 방향을 튼 것이다.
출생아수는 혼인 건수에 영향을 받는다. 혼인 건수가 늘면 출생아수도 늘고, 혼인이 줄면 출생아수도 준다는 뜻이다. 첫째 아이 출생 시점이 혼인 이후 평균 1년 6개월 뒤이기 때문에 통상 출생아수와 혼인 건수 간의 시차는 1~2년 정도 난다.
이런 점에서 출생아수 감소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통계청 쪽 설명이다. 혼인 건수는 지난 2012년부터 4년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선 감소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올 1~5월 누적 혼인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3%나 줄었다. 지난 5월 한달 동안 혼인 건수 감소폭은 8.6%에 이른다.
전반적인 경기 악화도 출생아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의 국민계정을 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올 2분기까지 석달 연속 0%대(전기비) 성장에 머무르고 있다. 출생아수 감소율이 9.9%에 이르렀던 2013년에도 2분기(1.0%) 한 차례만 빼고 1·3·4분기가 모두 0%대 성장에 그친 바 있다.
젊은 여성이 줄어드는 인구 구조 변화도 출생아수가 줄어드는 배경으로 꼽힌다. 5년마다 실시되는 통계청의 인구총조사 결과를 보면, 25~34살 여성 인구는 2010년 현재 356만5천명으로 2005년에 견줘 7.4%나 감소했다. 이 연령대 여성 인구는 2000년대 들어 감소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임 여성 인구 감소와 경기 상황 등이 전반적으로 출생아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3년 전부터 혼인 건수 자체가 줄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면 상당기간 출생아수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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