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근원물가 상승폭 둔화 흐름
사상 초저금리 속 저물가 지속
디플레이션 우려 고개 들 듯
선진국 물가도 상승폭 둔화
사상 초저금리 속 저물가 지속
디플레이션 우려 고개 들 듯
선진국 물가도 상승폭 둔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견줘 0.7%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2월 이후 물가 상승폭이 꾸준히 둔화되면서 다시 디플레이션(경기침체를 동반하는 물가 하락 현상)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올랐다. 전달 상승폭 0.8%에서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0.6%)을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해오다 지난 2월(1.3%) 이후 다시 낮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상승폭 둔화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요금 인상 효과가 소멸되면서 교통요금 등이 포함된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폭이 크게 낮아진 영향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7월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1%였으나 이번 7월에는 1.0%로 낮아졌다.
기재부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조금씩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런 전망에는 올 상반기 배럴당 37달러에 머문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하반기엔 평균 47달러까지 오른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국제유가 전망이 빗나간다면 0% 중후반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유지되거나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고 정부도 재정 지출을 늘려가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물가 수준은 예년에 견줘 크게 낮은 수준이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의미다.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지게 되면 경제주체들이 소비와 투자를 미래로 미루면서 경기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상승폭도 낮아지고 있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 등을 제거해 물가의 장기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물가 지표인 터라 디플레이션 진입 여부를 소비자물가보다 더 잘 보여준다.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진 1.6%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지난 1월 이후 1.6~1.8% 사이를 오가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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