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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진그룹, 한진해운 법정관리 앞두고 자산 빼돌렸나?

등록 2016-08-31 17:31수정 2016-08-31 21:43

자율협약 뒤 아시아 항로 영업권 등 알짜 자산 매입
한진그룹 “돈이 급한 기업에 계열사가 지원” 반박
한진해운이 31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했지만, 청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이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이미 인수해 간 터라, 회생 여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진은 지난해 5월 이후 지금까지 2300억여원의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했다. 지난해 경기도 평택컨테이너터미널, 부산 한진해운신항만을 인수한 데 이어 올 6~7월에는 아시아 8개 항로 영업권과 베트남 터미널 등을 사들였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의 직원들은 “자체 선박으로 운영하던 아시아 항로 영업권은 한진해운의 핵심자산이다. 법정관리 여파로 해운동맹 밖으로 밀려나더라도 스스로 영업할 수 있는데 이것마저 매각해 회생 기회를 잃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진해운 고위 임원는 “지난 5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면서 이미 남은 길은 법정관리뿐이었다. 지난해 한진그룹 계열사가 유상증자나 보증 등으로 자금 지원을 했지만 올 들어서는 지원 여력이 떨어져 한계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진이 자율협약 이후 자금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자산을 매입한 것은 법정관리에 앞서 자산을 빼돌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하지만 한진그룹 쪽은 유동성 지원을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당장 돈이 급한 기업에 지원할 곳은 그룹 계열사뿐이어서 해당 자산들을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결과적으로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당시로는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 어쩔 수 없었고, 채권단이 파견한 자금관리단도 이를 반대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한진해운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한진해운과 그룹의 임직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투자자, 채권자들과 선주사들까지 나서서 한진해운을 도와주려 힘을 모아줬지만 채권단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갈 운명에 처해 있지만, 어떤 결정이 내려졌더라도 동요하지 말고 자리에서 묵묵히 본업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그룹 차원에서 회사와 해운산업 재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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