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품목 선전
미국 금리와 환율, 유가 변동으로 지속될지는 불확실
미국 금리와 환율, 유가 변동으로 지속될지는 불확실
8월 수출액이 20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이 401억달러(약 45조원)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2.6%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19개월 동안 이어진 역대 최장 연속 감소 기록이 20개월 만에 멈춘 것이다. 수입액도 348억달러로 0.1% 늘면서 2014년 9월 이후 23개월 만에 반등했다. 무역수지는 53억달러 흑자로 5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2014년 12월에 3.1% 증가한 것을 끝으로 세계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줄곧 감소세를 보여왔고, 2015년과 올해엔 감소율이 10%가 넘는 달이 각각 넉 달씩이나 됐다. 특히 지난 1월엔 감소율이 19%까지 커졌다. 감소 폭은 5~6월에는 한 자릿수로 회복됐다가 7월에 10.2%로 확대돼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를 키운 바 있다.
산업부는 수출이 증가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계절적으로 무역 비수기임에도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에서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13개 주력 품목 가운데 8개의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8개 주력 품목은 컴퓨터와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선박, 자동차 부품, 기계, 섬유 등이다. 또 5대 수출 유망 소비재 가운데 화장품, 의약품, 생활유아용품, 농수산식품의 증가세가 이어졌고, 패션(의류)도 증가로 전환됐다.
평판디스플레이와 가전은 감소율이 낮아졌지만,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석유제품 등은 감소율이 커졌다. 산업부는 자동차업계 파업으로 수출 감소가 없었다면 8월 수출 증가율은 5%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대폭(22.8%) 증가했고, 일본과 동남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인도로의 수출도 증가로 돌아섰다. 중국, 미국, 중동에 대한 수출은 감소율이 줄었다.
산업부는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2일 길었던 것도 수출 회복에 영향을 줬다고 풀이했다.
수입은 원자재가 -6.9%로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각각 3.6%, 9.4% 늘면서 증가로 전환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주력 품목의 수출 단가와 물량이 회복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증가세가 지속되기를 기대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환율, 유가 변동 등 외부 요인이 많아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한 수출 물류 영향에 대해 정 실장은 “대체 운송 선박을 확보하고, 납기일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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