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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소 수출업체들도 한진해운 법정관리 직격탄 맞아

등록 2016-09-05 16:34수정 2016-09-05 22:10

수출품이 현지 항만에 쌓여있거나 공해상에 떠있어
금융당국, 한진해운 협력업체, 수출업체 지원 방안 발표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중소 수출업체 등 화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27일 부산의 ㅎ업체는 한진해운 나무호(11만천t급)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에 생활용품과 식자재를 하역했다. 그러나 한진해운 현지 터미널이 문을 닫아 6천만원어치의 수출품이 5일까지 부두에 그대로 쌓여있다. 이 업체가 한진해운 정일호(11만5천t급)에 실어 수출한 1억1천만원어치 물품도 롱비치항 근처 공해에 머문 채 입항하지 못하고 있는 배에 실려 있다.

이 업체 대표는 “회사 유보금을 빼내어 대응하고 있는데, 이 돈마저 사라지면 빚을 내야 한다. 한진해운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소 수출업체는 대부분 문을 닫아야 한다. 미국 시장을 뚫기 위해 10여년 동안 고생했는데, 현지 바이어와 시장을 모두 잃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미국 업체에 화학 안료를 수출하고 있는 ㅇ화학도 한진해운 선박을 통해 수출한 안료가 현지 항구에 묶여 휴스턴 공장으로 운송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안료를 추가 생산해 항공 운송을 통해서라도 납품하려 한다. 미국 업체와 신뢰가 깨지면, 중국이나 인도의 경쟁사에 계약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와 해운사를 연결해주는 물류업체들도 고객사의 수출길을 확보하려고 분주하다. ㅋ업체 관계자는 “노선에 따라 다르지만, 40피트 컨테이너의 기본 운임이 500~800달러 올랐다. 다른 해운사와 운송 계약을 맺어도 부산항에 빈 컨테이너가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낸 ‘피해 접수 현황’ 자료에서 “5일 오전 9시까지 수출 화물과 관련해 18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으며, 한진해운 선박에 운송 중인 화물 14건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피해액은 797만7587달러(약 88억원)였고, 피해 우려액은 240만7252달러(약 27억원)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열린 해운업 관련 합동대책 태스크포스 1차 회의에서 한진해운의 협력업체 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협력업체와 중소 화주를 위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기존 대출과 보증은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만기를 1년 연장해 주기로 했다. 또 신보와 기보, 산은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희망하는 중소, 중견 기업에 대해 사업 재편 우대 보증 및 자금지원을 하기로 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이정훈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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