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가 폴 클라인. 사진 에스케이행복나눔재단 제공.
인터뷰 l 사회적 기업가 폴 클라인
단순한 기업 기부·봉사 넘어
사회 변화 도움되는 활동 제시
스타벅스 ‘10만개의 기회’ 사업
청년 일자리 제공이 좋은 예
“한국 사회문제에서 기회 찾아야
독거노인 위한 서비스 해볼 만”
단순한 기업 기부·봉사 넘어
사회 변화 도움되는 활동 제시
스타벅스 ‘10만개의 기회’ 사업
청년 일자리 제공이 좋은 예
“한국 사회문제에서 기회 찾아야
독거노인 위한 서비스 해볼 만”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CSR)을 시작한 지는 오래됐다. 그러나 많은 경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거나 봉사 활동을 하는 정도였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영리 활동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이미지 만들기’와 같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의 사회적 기업가이자 컨설팅 기업 ‘임팩트 코퍼레이션’의 대표인 폴 클라인(58)은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라 ‘임팩트 비즈니스’라며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나섰다. 사회 공헌을 포함한 기업의 활동은 정부나 시민단체와 마찬가지로 사회문제를 풀고, 사회에 좋은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일이라는 관점이다. 에스케이행복나눔재단이 연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주 한국을 찾아온 그를 지난 1일 서울 종각 부근에서 만났다.
클라인에게 기존의 사회공헌활동과 ‘임팩트 비즈니스’가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그는 “기부와 같은 기존의 방식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 기업의 활동이 사회 변화에 도움이 되고, 사회 변화가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의미에서 ‘임팩트’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대답했다.
기업이 어떤 활동을 통해 영리 활동에도, 그리고 사회 변화에도 도움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는 스타벅스의 사례를 들었다. 스타벅스는 2014년 ‘10만개의 기회’라는 정책을 통해 16~24살의 실업 청년들을 스타벅스 매장에 취직시키고 있다. 스타벅스는 영리 활동에 사회 공헌을 결합시켰고, 청년들은 직업을 얻었다. 클라인은 “스타벅스 매장이 그렇게 좋은 직장은 아니지만, 이것은 좋은 시작이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더 나은 일자리로 옮길 가능성이 커진다. 백만장자 가운데서도 이런 매장에서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외에도 클라인 대표는 기업의 영리 활동과 사회 공헌을 결합한 사례로 신발 회사인 ‘톰스 슈즈’의 경우를 소개했다. 소비자가 이 회사의 신을 하나 사면 그 수익의 일부를 가난한 나라에 기부한다. 안경 하나를 사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안경 하나를 지원하는 ‘워비 파커’라는 회사도 있다.
아직 사회 공헌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 기업들에 제안할 만한 ‘임팩트 비즈니스’를 물어봤다. 그는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에서 찾으라”고 답했다. 예를 들어, 노인들이 나이가 들어도 자기 집에서 살기를 원하는데, 그런 독거 노인들을 위한 서비스는 좋은 ‘임팩트 비즈’가 될 수 있다. 또 한국의 지하철이 잘돼 있지만, 앞으로 자전거나 하이브리드차 등 교통 부문도 ‘임팩트 비즈’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클라인 대표는 2001년부터 기업의 사회 공헌을 상담하는 일을 해왔다. 현재 그가 대표로 있는 ‘임팩트’에는 모두 12명의 전문 상담가가 있다. 이 회사는 맥도널드재단, 굿윌 등과 함께 일해왔으며, 최근엔 노숙자 청소년들을 자립시키는 ‘하이어업’이란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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