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대기업·고소득층 세금 감면 줄이고 저소득층 지원은 확대”

등록 2016-09-20 14:59수정 2016-09-20 15:55

국회예산정책처, ‘2012~2015년 비과세·감면’ 정비 결과 분석
비과세 감면 정비로 5년간 세수 6조3천억원 확충
박주현 의원, “여전히 대기업 조세 감면 높아”
박근혜 정부는 집권 첫해인 2013년에 ‘공약가계부’를 내놨다. 여기에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을 담았는데, 그중 하나가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였다. 이를 통해 재임 기간(2013~2017년) 18조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일단 이 목표는 상당 부분 달성됐다. 20일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의 의뢰로 국회예산정책처가 작성한 ‘비과세·감면 정비 및 신설 현황’ 보고서를 보면, 예정처는 2012~2015년 4년간 비과세·감면 정비로 2013~2017년에 확보할 재원(잠정)을 16조8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결과는 지난 7월 발표된 기획재정부 추산(16조3천억원)보다도 5천억원 더 많다. 애초 현 정부가 제시했던 세수 확보 목표액 18조원에 1조원 정도만 못 미치는 것으로, 목표 달성률이 94.4% 남짓이다.

비과세·감면으로 확충된 재원은 주로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보고서를 보면, 법인세 감면액은 2012년 8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6조4천억원으로 2013~2015년간 연평균 4.7%씩 줄어들었다. 대기업이 집중적인 혜택을 받았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연구개발(R&D)비용세액공제가 2012년 이후 세법 개정을 거치면서 많이 축소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를 작성한 채은동 예정처 경제분석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3년 소득세법 개정도 현 정부의 비과세·감면 정비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근로·배당·사업 소득 등에 적용해온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 2013년 소득세법 개정은 고소득층의 세부담은 늘리고 저소득층의 세부담은 줄이는 세법 개정이었다.

하지만 보고서는 결과적으로 비과세·감면 정비로 정부가 확보할 실제 세수는 16조8천억원이 아니라 6조3천억원(잠정)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비과세·감면 제도를 줄이는 동안 또 다른 비과세·감면 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확대했기 때문이다. 신설·확대된 비과세·감면으로 늘어날 국세감면액은 2013~2017년 동안 누적 10조5천억원(잠정)으로 예정처는 추산했다.

신설·확대된 비과세·감면은 주로 저소득층이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은동 경제분석관은 “전반적으로 확대되거나 신설된 비과세·감면 제도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게 많았다. 근로장려금만 해도 그 규모는 2011년 4천억원에서 지난해 1조1천억원으로 불어났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현 정부는 집권 기간 비과세·감면 정비로 대기업과 고소득자의 호주머니에서 꺼낸 돈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에 쓴 셈이다. 조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가 과거보다는 개선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비과세·감면 제도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 연구개발비용세액공제(2조8천억원·2016년 잠정)인 데서 보듯이 대기업이 얻는 조세 감면 수혜는 여전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박주현 의원은 “비과세·감면 제도가 본래 목적과 달리 여전히 고소득층이나 대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비과세 혜택이 최상위층에 쏠리도록 하는 금융소득과 연구개발 등에 대한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중국 개발 ‘가성비 최강’ AI 등장에…미국 빅테크 ‘패닉’ 1.

중국 개발 ‘가성비 최강’ AI 등장에…미국 빅테크 ‘패닉’

‘제주항공 참사’ 새떼와 두 번 충돌 가능성…“추가조사 중” 2.

‘제주항공 참사’ 새떼와 두 번 충돌 가능성…“추가조사 중”

내란 쇼크에 원화 실질가치 엉망…64개국 중 63번째 3.

내란 쇼크에 원화 실질가치 엉망…64개국 중 63번째

‘트럼프 마케팅’ 열 올린 국내 유통계 총수들, 얻은 건 뭘까 [뉴스AS] 4.

‘트럼프 마케팅’ 열 올린 국내 유통계 총수들, 얻은 건 뭘까 [뉴스AS]

빚 못 갚은 채무조정자 역대 최대…60대 이상 4년 만에 83%↑ 5.

빚 못 갚은 채무조정자 역대 최대…60대 이상 4년 만에 83%↑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