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 영향 백화점 매출 5.6%·카드 12.4% 증가에도
그린북 “국정 공백 탓 투자·소비심리 악화, 미 대선도 불확실성 커”
그린북 “국정 공백 탓 투자·소비심리 악화, 미 대선도 불확실성 커”
지난달 소비가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한시적 정책 효과에 기댄 회복인 터라 지속성이 떨어진다. 이달 들어선 국정 공백 등으로 소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과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이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해 전달(4.2%)보다 증가폭이 커졌고, 할인점 매출액도 같은 기간 4.8% 늘어났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도 12.4%나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액 등은 통계청이 ‘소매판매’ 통계를 발표하기 전에 대강의 소비 흐름을 가늠하기 위해 쓰이는 ‘소비 속보치’다.
정부는 이런 소비 회복세가 정부가 주도한 대규모 할인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 덕택으로 풀이했다. 정부는 이날 별도 보도자료를 내어 “코리아세일페스타가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을 약 0.13%포인트 끌어올렸다”라는 산업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이 행사 참여업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12.5% 증가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순실 사태’에서 촉발된 국정 공백 등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투자·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이르면 9일 윤곽이 드러날 예정인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도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도 그린북에서 “10월 중으로는 정책 효과 등으로 내수가 반등할 전망이나 미국 대선과 가계·기업 경제심리 회복 지연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기재부의 한 과장은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가 승리하게 되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우리 경제엔 상당한 규모의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현재까지의 경기 흐름은 정부의 애초 전망에선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10월 소비 속보치 등을 모두 포함해 현재의 경기 흐름은 정부가 지난 7월 수정 경제전망을 할 때 예상한 성장 경로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이런 흐름 대로라면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정부 전망치인) 2.8%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락 김규원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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