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 성장률 제시했던 정부
“다음달 하향 조정 가능성” 밝혀
전문가들 2% 초반대 급락 전망도
“다음달 하향 조정 가능성” 밝혀
전문가들 2% 초반대 급락 전망도
한국 경제가 처음으로 3년 연속 2% 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와 민간 금융기관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정부는 다음달 말께 ‘2017년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내년 경제성장률을 2% 중후반대로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0%로 제시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이나 미 대선 결과 등 지난 6월 경제 전망 때 예상하지 못했던 경기 하방 위험이 부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서 애초 전망보다 성장률을 다소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당선자가 재정 지출을 크게 확대키로 하는 등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활력이 붙을 수 있다. 이런 시나리오에선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폭은 줄어들 수 있다. 최종 전망값은 발표 시점 직전까지 가봐야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도 ‘3% 성장은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3년 연속 2% 성장에 머무른다는 얘기가 된다. 2015년에 2.6% 성장했고, 올해에는 2.7~2.8% 수준의 성장을 할 게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3년 연속 3% 성장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금융위기 충격이 몰아쳤던 2008~2009년과 유럽발 재정위기 직후인 2012~2013년 두 차례만 2년 연속 3% 성장에 이르지 못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도 1998년 한 해만 마이너스 성장을 한 뒤 그 이듬해에 두 자릿수(11.3%) 성장하며 빠른 복원력을 한국 경제는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3년 연속 2% 성장’보다 외려 2% 초반대까지 성장률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일본의 노무라증권 등 국외 경제 전망 기관 외에도 엘지(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가 2.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올해 성장률도 사실 지난 9월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힘입은 측면이 큰 만큼, 내년에 별도의 추경이 단행되지 않을 경우 2% 중반대도 어렵다고 본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3분기 가계동향’에서 (저소득층인) 1분위의 근로소득이 상당히 위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 계층의 소득과 소비 여력을 키워주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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