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분기 경제 제자리걸음 전망
내년 수출·소비·투자 모두 당초 기대 크게 밑돌아
저소득층 경기 충격 극심
내년 수출·소비·투자 모두 당초 기대 크게 밑돌아
저소득층 경기 충격 극심
내년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강력한 정책 권고에 나선 것은 현재는 물론 내년 경기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구원이 바라보는 경제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2% 성장에 머물게 된다.
일단 한국개발연구원은 경기 급락이 이미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7일 발표한 이 연구원의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면, 이 연구원은 올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실질·전분기 대비·계절조정)을 0.0%로 전망했다. 지난 5월에 제시한 전망값(0.4%)을 크게 내려 잡은 것이며 마이너스 성장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극심했던 지난 2008년 4분기(-3.3%)가 마지막이다.
연간 기준 올해 성장률 전망값은 지난 5월 전망(2.6%)을 유지했지만, 사실상 0.2~0.3%포인트가량 내려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9월에 정부가 11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 등을 단행한 효과를 고려하면 성장률이 0.2~0.3%포인트 올라가야 맞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내년 성장률 전망값을 2.7%에서 2.4%로 큰 폭으로 내려 잡은 것도 올 4분기에 나타난 경기 급랭이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수출(종전 전망 2.7%→수정 전망 1.9%) 회복은 기대에 크게 밑돌고 민간소비(2.3%→2.0%)와 설비투자(3.3%→2.9%)도 증가율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새로 불거진 국내 정치 혼란은 생산·소비·투자를 더욱 위축시켜 최대 0.4%포인트까지 추가로 성장률을 끌어내릴 위험이 있다고 봤다. 다만 김성태 거시금융연구부장은 “일각에선 내년에 1%대 성장 가능성도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는 대외 변수가 추가 악화하지 않는다면 2% 성장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경기 급랭 충격이 저소득층에 먼저 닥쳤기 때문에 추경을 통한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최근 일자리는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임금도 이런 근로 형태에서 집중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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