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예산 탓에 정책 대응 한계 뚜렷
내년 상반기 고용 한파 거세질 듯
내년 상반기 고용 한파 거세질 듯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한파가 내년엔 더욱 매서워질 전망이다. 민간과 달리 장밋빛 경제 전망을 남발하던 정부마저도 내년 성장률 전망을 크게 내려 잡았다. 하지만 경기 한파를 녹여야 할 정부의 정책 대응은 ‘짠물 예산’에 발목이 잡혔다.
정부는 29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2017년 경제정책 방향’과 ‘2016~2017년 경제전망’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국내 경제가 올해보다 2.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말 내놨던 전망치(3.0%)에서 0.4%포인트나 내려 잡은 것이다. 올해 성장률도 종전 전망치(2.8%)보다 낮은 2.6%로 수정했다.
특히 고용시장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한 해 동안 만들어질 일자리 규모는 26만개로 예상된다.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는 지난해 34만개, 올해 29만개(잠정)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경기 한파가 ‘고용 절벽’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경기 한파를 누그러뜨릴 경제정책 대응도 내놨다. 경기 진작을 위해 정부 예산을 내년 1분기에 조기 투입하고, 정책금융과 공기업 투자를 활용해 20조원을 더 푼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생안정을 위해선 최저임금도 주지 않거나 불법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대응은 경기 진작 효과가 떨어지는데다, 근본적으로 올해보다 2조원(0.5%) 정도만 늘린 내년 예산이 과감한 정책 대응에 뚜렷한 한계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어느 때보다 엄중한 경제 여건에 직면해 있다. (정부) 경제팀은 경제의 기본을 충실히 하는 데 내년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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