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부가 증평·진도·안산 등에 대규모 관광시설을 개발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2조원 규모의 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또 10년에 걸쳐 천해 자연을 품고 있는 남해안 일대를 광역 관광 지역으로 개발하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과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전국에 충전 인프라를 깔고, 수목장 등 자연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유지와 국유림 임대 계획도 발표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7일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무역투자진흥회의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시작된 투자 촉진을 위한 대통령 주재 회의이다. 이번이 11번째다.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투자를 발굴해 내는 한편, 기업의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주는 데 주안점이 맞춰져 있다.
당장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사업으로는 증평 교육·레저 융복합 특구 개발(약 3천억원)과 진도 해양리조트 조성(약 4천억원), 안산 해양리조트 조성(2천억원), 여수·경도 해양레저 리조트 조성(1조1천억원) 등이다. 모두 특정 기업이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여러 규제에 막혀 사업 진척이 지연되고 있는게 특징이다.
한 예로 지난해 12월 사업계획 승인이 난 진도 해양리조트는 10층 규모의 리조트가 들어설 경우 해당 지역 후방에 위치한 군 레이더 송수신탑 전파가 차단되는 터라 해안 감시에 차질을 빚는다는 국방부 쪽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이 리조트의 사업자가 군 송수신탑의 높이를 더 올려주는 공사 비용을 부담한 뒤에 리조트 공사 착공에 들어가는 쪽으로 문제가 풀렸다.
중장기적으로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여러 사업 계획도 이날 발표됐다. 정부가 내놓은 차림상의 맨 윗자리엔 ‘남해안 광역관광 활성화 방안’이 놓였다. 리아스식 해안 등 수려한 자연환경을 활용해 남해안 일대를 연결해 시와 도를 넘나들면서 세계적 수준의 광역 관광단지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고흥·여수·광양·남해·하동·통영·거제 등 8개 시·군을 시범권역으로 선정하고, 각 지자체가 협의해 개발 공동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면 정부가 예산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은 “남해안 해안도로를 모두 잇는 드라이브 코스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올해 말에 좀더 구체적인 남해안 광역 관광개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해안 해안도로는 피오르드 지역의 18개 경관도로를 국립관광도로로 지정해 관광객의 이목을 끌고 있는 노르웨이의 ‘디투어 프로젝트’에서 따왔다.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 관련 충전 인프라 구축도 이번 방안에 담겼다. 친환경차는 개발에 속도가 붙고 일부 자동차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나 부족한 충전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맣았다. 정부의 구상은 충전소와 휴게기능을 결합한 ‘복합휴게소’를 오는 25년까지 200곳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 전기차 충전소는 전국 1050곳이 있는데, 2020년까지 세배 가량 더 늘리기로 했다.
만성적인 주차 공간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공유주차장’을 확대키로 했다. 아파트 부설주차장를 활용하거나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부설주차장은 일정한 요금을 받고 일반인에 개방토록 하고, 전일제로 운영되는 거주자우선 주차장은 주·야간 선택제로 전환토록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개방과 전환은 입주자대표자회의 등을 기구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할 방침이다.
매장 묘지가 찾기 힘들어지고 화장 문화는 확산되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발표된 자연장 확대 유도 방안도 눈길을 끈다. 정부는 수목장 등 자연장에 대한 국민의 선호는 늘어나고 있으나 관련 장지가 부족하고 사후 관리가 부실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사설 자연장지를 조성할 수 있는 공공법인 수를 대폭 확대하고, 국·공유지나 국유림을 자연 장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home01.html/◎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