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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진보성향 경제학자들, 소득주도 성장론 갑론을박

등록 2017-08-24 19:23수정 2017-08-24 20:00

한국사회경제학회 학술대회서 열띤 토론
“가계-기업 소득불균형 심각해 유효한 해법”
“확장 재정 병행”, “일본사례 참고를” 지적도
최저임금·근로장려금·실업급여 확충 함께 가야
주상영 건국대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사회과학관에서 `소득주도성장론의 이론적, 정책적 쟁점'을 주제로 열린 2017 여름학술대회에서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비판과 반비판을 발표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주상영 건국대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사회과학관에서 `소득주도성장론의 이론적, 정책적 쟁점'을 주제로 열린 2017 여름학술대회에서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비판과 반비판을 발표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임금 인상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운용 전략의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 감세나 규제 완화, 임금 억제 등을 뼈대로 한 과거 정부의 성장 전략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정책 패러다임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론과 관련해선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지, 구체적인 정책수단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도 끊이지 않는다. 진보성향 경제학자들은 소득 불균형이 심각한 국내 실정에서 소득주도 성장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드러내는 한편,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 재정 운용과 함께 다양한 정책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사회경제학회는 24일 서울 동국대에서 ‘소득주도 성장론의 이론적, 정책적 쟁점’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을 전후로 정치권 혹은 언론사 주도로 성장론을 다룬 토론회는 몇차례 있었으나, 학술대회 주제로 소득주도 성장론이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제발표에 나선 주상영 건국대 교수(경제학)는 소득주도 성장론이 필요한 배경을 ‘한국적 특수성’에서 찾았다. 그는 “경제 성장이 기업 투자에서 비롯된다는 (주류 경제 이론의) 사고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실과 발전 단계를 감안해서 소득주도 성장론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과거보다는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은 아니며, 오히려 지나치게 적은 소비가 2%대의 낮은 성장률을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득분배의 불균형 심화가 과소 소비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프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주 교수는 국민총소득(GNI)에서 가계가 가져가는 몫이 프랑스(74.8%), 독일(69.1%), 영국(75.6%), 미국(76.6%)에 견줘 한국(61.5%)이 크게 낮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도 제시했다. 가계와 기업 간 소득 불균형 해소를 통해 확대할 수 있는 총수요 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은 기업의 과도한 저축이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일본 기업에 ‘현금을 풀라’고 권고한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가계와 기업 간 소득 불균형이 매우 심각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론이 한국의 저성장을 끝낼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성장은 기술 혁신에서 기대할 수 있으며, 소득주도 성장은 일종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장기 침체를 예방하기 위한 구조적 총수요 확대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수출은 여전히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임금을 올리면 소비가 늘고 생산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고임금에 따라) 고용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재정을 확장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도 “최저임금 인상 외에도 근로장려금(EITC)과 실업급여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새 정부 정책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다른 정책이 추진되는 속도에 견줘) 너무 앞서나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파르기 때문에 고용 감소나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노동 소득이 줄어들 우려가 있는데, 이를 상쇄할 만한 보완책은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강국 일본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신속한 확장적 거시경제정책과 임금 인상, 소득 재분배로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을 추진한 아베노믹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일본 경제가 물가 하락 현상은 멈췄으나 물가 인상은 나타나지 않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도) 현실적인 (소득주도 성장론을 구현할) 정책 수단을 좀더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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