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군산조선소 폐쇄 여파
GM 군산공장 사태 겹쳐 ‘비상’
GM 군산공장 사태 겹쳐 ‘비상’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은 전라북도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일자리 2만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북 취업자수는 92만1천명으로 한 해 전보다 1만9천명이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충격으로 4만4천명이나 취업자수가 급감한 1998년 이후 가장 큰 취업자 감소폭이다. 전북지역은 국내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지난 10년 동안에도 2009년과 2010년만 빼면 2016년까지 꾸준히 일자리가 늘어나던 지역이었다.
이 지역의 고용 시장이 지난해 얼어붙은 데는 내수 부진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상영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전북 지역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의 고용 비중이 매우 크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음식·숙박, 도소매 서비스 쪽이 크게 부진하면서 해당 산업 일자리가 많이 감소했다”며 “다른 지역으로의 인구 유출 규모도 7천명이나 되어 취업자수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에도 한 해 동안 5천명이 증가했다. 이는 이 지역의 또다른 주력 산업인 화학 업종이 호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취업자가 줄어든데는 군산조선소 폐쇄가 첫 손가락에 꼽혔다. 박상영 과장은 “군산조선소 관련 일자리 감소 규모가 5천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의 고용 상황은 올해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 공장의 직접 고용 인력은 2천명에 그치지만, 전후방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 특성상 군산공장 폐쇄에 따라 영향을 받을 일자리는 1만2천개 정도로 정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북의 제조업 일자리가 12만3천개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군산공장 폐쇄에 따라 전체 제조업 일자리의 약 10%가 사라질 위험에 놓이는 셈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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