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경제연구원 (응답 기업 500대 기업 중 122곳)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올해 직원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적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 등 상위 재벌들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문에 맞춰 올해부터 3~5년간 채용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것과 대비된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보면, 삼성전자 등 122개 응답 기업 가운데 23.8%가 지난해보다 채용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응답한 기업은 18.8%에 그쳤고, 나머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고졸뿐만 아니라 대졸, 신입뿐만 아니라 경력까지 포함한 올해 전체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4.6%로, 증가할 것이라는 23.8%보다 많았다. 이에 올해 전반적인 채용시장 상황은 지난해보다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상위 재벌들은 김동연 부총리의 현장방문에 맞추거나 별도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향후 3~5년간 채용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에는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엘지(LG)전자·지에스(GS)건설·한화 등 주요 재벌의 대표 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삼성은 향후 3년간 채용규모를 2만명에서 4만명으로 2배 늘리고, 에스케이는 지난해 8200명에서 올해는 85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엘지는 올해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1만명을 채용하고, 신세계는 향후 3년간 신규 채용을 3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지에스는 지난 3년간 연평균 3800명을 뽑았으나 향후 5년간은 4200명씩 뽑겠다고 밝혔고, 한화는 향후 5년간 연간 채용규모를 6천명에서 7천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채용을 줄인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 악화’(40.0%)와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33.3%) 등을 이유로 꼽았다.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6.7%)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채용 여력 감소’(3.3%) 등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채용을 늘리는 이유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족해진 인력 충원’이라는 응답이 37.9%로 가장 많았고, ‘경기상황 개선’(31%)과 ‘미래인재 확보’(24.1%)가 뒤를 이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