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에스케이(SK) 등 10개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내년에는 제재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9일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올해 10개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이뤄졌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공정위 제재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4대 그룹 중에는 삼성·에스케이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올해 삼성웰스토리·에스케이실트론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했는데, 삼성웰스토리의 법 위반 혐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재벌개혁의 최우선과제로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사익편취) 금지로 제시하며 조사를 확대했는데, 2년 만인 내년부터 구체적인 제재 성과가 가시화하는 셈이다. 공정위가 조사 중인 그룹은 삼성·에스케이 외에 하림·대림·한진·한화·아모레퍼시픽·금호아시아나·미래에셋 등이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 기업집단국 출범 이후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과거보다 많이 이뤄졌고 처리속도도 빨라졌다”면서 “내년 중에는 꽤 많은 제재 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확대를 포함시키자 일부 재벌이 총수일가 지분매각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분매각을 하는 그룹이 15곳 이상인 것으로 안다”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부분 3년 정도 기한을 두고 옵션을 설정했을 것이어서, 지분이 궁극적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 지금은 예측할 수 없다”며 “중요한 것은 재매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각했더라도 다시 가져갈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들이 승계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겠지만 편법적인 승계는 앞으로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며 적발됐을 때 치러야 하는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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