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 한빛 4호기의 증기발생기를 교체하던 도중 증기발생기 안에 있던 방사능 오염수가 소량 누설돼 정부가 원인 조사 중이다. 또 한빛 2호기 격납건물 콘크리트 벽에서는 길이 120㎝의 목재 이물질이 발견됐다. 시공 때 쓰인 뒤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자재가 1987년 상업운전이 시작되고 30년 넘게 콘크리트 벽과 철판 사이에 끼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목재가 맞닿아 있던 부위의 철판은 부식돼 있었다. .
14일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보고자료를 보면, 한빛 4호기 1번 증기발생기 반출 작업 도중 초당 3∼4방울 수준의 방사능 오염수가 누설 돼 교체작업이 중단됐다. 수직으로 세워진 증기발생기를 들어올려 수평으로 눕히던 중 고온관 노즐 밀봉 용접부에서 소량의 물이 누설됐다. 용접 불량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한수원은 누설된 물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원안위에 보고했다. 그러나 원안위는 애초 반출을 앞둔 증기발생기 안에 왜 상당량의 물이 남아 있었는지를 두고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다.
원안위에 보고된 시료 분석 결과 등을 보면, 누설된 물의 방사능과 붕소 농도는 16.87 Bq/g, 35ppm으로 통상적인 냉각재의 20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누설 사고 뒤 한수원이 밀봉 부위 2곳에 구멍을 뚫어 빼낸 물의 양은 270ℓ에 달한다. 한수원은 해당 물은 증기발생기 안 수증기가 결로현상으로 모인 ‘잔여수’라고 설명하고 있다. 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실제 잔여수인지, 반출 전 제대로 제거되지 못한 냉각재인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두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는 지난해 망치와 계란형 금속조각이 내부에서 발견 돼 교체 대상이 됐다. 한수원은 두산중공업이 새로 제작한 증기발생기로 다시 구매해 교체를 진행하려 했으나, 격납건물 안전성 조사를 먼저 마쳐야 한다는 주민들과 교체 시점을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선 점검 후 교체를 주장하는 주민들에 맞서, 한수원은 교체가 지연되면 불필요한 비용이 누적된다며 작업을 서둘렀다.
한편, 지난 7월부터 계획예방정비(정기검사) 중인 한빛 2호기에서는 격납건물 안쪽 벽을 둘러싸고 있는 6㎜의 철판 뒤쪽에서 목재 이물질(약10×5×120㎝)이 나왔다. 한수원은 목재 제거 뒤 해당 부위에 콘크리트를 다시 채우는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다.
원안위는 이날 지난 7월30일 원자로 정지봉이 낙하로 자동정지됐던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재가동을 승인했다고도 밝혔다. 원안위는 지난 6일까지 원자력안전기술원이 현장조사를 한 결과, 정지봉 구동계통에 공기를 공급하는 감압 밸브에 이물질이 있어 압력이 감소했고, 이 때문에 정지봉이 낙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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