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10대 기업 임원은 49살에 처음 임명되어 54살에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시엑스오(CXO)연구소(소장 오일선)은 28일 국내 매출액 상위 10대 대기업의 지난해와 올해 반기보고서를 비교해 퇴직임원으로 파악된 3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처음 임원으로 발탁된 평균 나이는 49.6살, 임원에서 물러난 평균 나이는 54.2살로 나타났다고 밝표했다. 또 임원으로 일한 평균 재직 기간은 5.6년이었다. 조사 대상 기업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엘지(LG)전자 등이 포함됐다.
처음 임원으로 발탁된 나이는 49살이 40명(10.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47살(9.8%), 50살(9.5%), 46살(8.2%) 순이었다. 임원에서 물러난 나이는 54살이 47명(12.1%)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57살(10.6%), 52살(9.5%), 55살(9.3%), 53살(7.2%)의 순서였다. 55살 이하에서 퇴직한 임원은 240명으로 61.9%였다. 법상 60살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임원에 대해 이른바 ‘임시직원’이라는 별칭이 붙는 이유를 잘 보여줬다. 40대에 회사를 떠난 임원도 57명(14.7%)으로 7명 중 1명꼴이었다.
처음 임원에 발탁된 뒤 그만둘 때까지 임원 재직기간은 2년이 81명(20.9%)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3년(13.4%), 5년(11.6%), 6년(10.1%) 순서였다. 임원이 된 지 불과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둔 경우도 21명(5.4%)이나 됐다. 임원이 된지 3년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는 비중은 39.7%였다. 결국 10대 대기업 임원 10명 중 4명꼴로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셈이다.
오일선 소장은 “대기업 임원들에 대한 조사를 종합하면 사구개화(49살에 임원 발탁), 오사낙화(54살에 임원 퇴직), 화이절정(임원 재직 2년차에 퇴직)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대기업 임원이 50대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정년이 법적으로는 60살이지만 실제 기업에서 체감하는 퇴직연령은 50대 초반대로 훨씬 낮다”고 말했다.
이번 퇴직임원 조사는 2017년 임원 명단에 있었으나 2018년 상반기에는 명단에서 빠진 임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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