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직원과 고참 직원 간 임금격차가 한국 기업이 일본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25일 발표한 ‘한-일 근속연수별 임금격차 비교’ 자료를 보면, 근로자 10명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상용직의 경우 지난해 한국의 30년 이상 근속자의 월 임금은 1년 미만 근속자 임금의 3.11배로 일본의 2.37배보다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임금은 한국과 일본 노동자 간 근로시간 차이를 고려해 연장근로수당을 제외하고 정액급여와 연간상여금만 합산했다.
한국의 신입-고참 직원 간 임금격차는 모든 근속연차에서 일본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14년 차는 한국이 2.03배인 반면 일본은 1.65배였고, 20~24년 차는 한국이 2.75배인 반면 일본은 2.11배였다. 한국이 신입-고참 간 임금격차가 크다는 것은 임금이 노동자의 나이(근속연수)에 따라 높아지는 ‘연공성’이 일본보다 강함을 보여준다. 이와 별도로 한국은 일본보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크고, 이는 임금 양극화의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경연은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경기침체 장기화, 1998년 정년 60세 의무화(2013년부터는 65세 정년),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의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임금의 연공성을 낮추었다”며 “한국도 최근 10년간 성장세 둔화, 60세 정년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 탈피, 임금피크제 도입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호봉급 도입 사업장 비율은 2010년 76%에서 2017년 60%로 감소했다. 근속연수 1년 미만 대비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 배율은 2007년 3.48배에서 2017년 3.11배로 축소됐다. 임금피크제 도입 사업장은 2009년 9%에서 2018년 40%로 급증했다. 정부와 노사는 임금체계를 연공급 중심에서 능력(직무)과 성과도 가미한 새로운 형태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또 한경연은 지난해 시장환율을 적용하면 한국의 근속연수 5~9년 월평균 임금이 362만원으로, 일본의 343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0년 이상 근속자는 한국이 684만원으로 일본의 563만원보다 121만원이 많아 격차가 더 컸다. 각국의 물가 수준을 고려한 구매력평가지수 환율을 적용하면 한국의 임금이 모든 근속연수 구간에서 일본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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