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이 새해 신년사에서 노동 유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27일 새해 신년사를 내어 “우리 노동시장은 안정성과 유연성이 모두 낮다”며 “고용 없는 성장시대를 맞아 이제는 노사 간 양보와 배려 속에 노동 유연성 확보와 사회 안전망 강화가 동시에 달성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취약한 사회 안전망은 ‘실직에 대한 공포’를 키워 고용 경직성을 강화시키고 이는 노사관계의 발전을 막는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이슈별로 관련된 경제-사회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그 근인들에 대한 개선책들을 총체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접근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24일 상의 출입기자들과 한 송년 인터뷰에서도 통합적인 관점에서 현안을 조망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노동 유연성과 사회 안전망 강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경제단체들이 이처럼 노동 유연성 강화만 요구하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사회 안전망 강화 필요성을 함께 강조하는 것은, 노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 하면 당면한 위기 극복이 어렵다고 보고 한발씩 양보하자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사관계를 맡은 경제단체인 경총의 손경식 회장은 “대립적인 노사관계로 인한 고비용·저생산 구조는 산업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으며 무역분쟁 심화로 우리 경제의 큰 축인 수출도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사용자 쪽 이해를 적극 대변하겠다는 말만 강조했다.
손 회장은 “우리 노동시장이 감당해낼 수 있는 적정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고민하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구분 적용, 결정주기 확대 등 합리적 제도개선이 이뤄지도록 적극 건의하겠다”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현장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도록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특별 연장근로 허용, 재량 근로제 확대와 같은 현장 맞춤형 보완 입법의 조속한 마련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은 공정거래법, 상법 등 기업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는 법 개정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경영활동을 저해하지 않도록 기업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경제민주화법에 대한 반대 입장도 재확인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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