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빌딩에서 긴급기자회견을 마치고 황급하게 자리를 벗어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로 시작된 적자국채 발행 논란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기재부에서 다루는 대부분 정책은 종합적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한다”며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부처, 청와대, 당과 국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완될 수도,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정책형성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신 전 사무관의 극단적인 행동을 의식한 듯, 그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신 사무관은 공직을 떠났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우리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청년”이라며 “극단적이거나 비이성적인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신 전 사무관의 폭로가 공직자로서의 충정의 산물이라고도 평가했다. 그는 “공직자는 당연히 소신이 있어야 하고 그 소신의 관철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신과 정책의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조율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우리 경제에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빨리 논란이 매듭지어지고 민생과 일자리, 그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매진했으면 한다”며 글을 끝맺었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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