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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이사 재선임 미룬 까닭?

등록 2019-02-26 17:02수정 2019-02-26 20:47

26일 이사회 열어 3월 정기주총 안건 결정
‘10월 임기 만료’ 이재용 이사 재선임 건은 포함 안돼
재판 앞두고 자격 논란 우려…재선임 100% 확신도 못해
안규리 교수, 김한조 이사장 등 새 사외이사 후보로
삼성전자가 26일 이사회를 열어 3월 정기 주주총회 논의 안건을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 사건 3심 재판을 앞두고 있어,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정기 이사회를 열어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와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정기 주주총회 일정도 3월20일 삼성 서초 사옥으로 확정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관심을 모았던 이 부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은 이번 주총 때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2016년 10월 임시 주총 때 사내이사가 된 이 부회장은 올해 10월로 사내이사 3년 임기가 만료된다. 삼성전자 규정상 이사 임기 만료 전에 재선임을 결정해야 하는데, 3월 주총 때가 아니면 하반기께 이 부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을 따로 열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3월 주총 때 이 부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사 재선임이 국정농단 3심 판결을 앞둔 이 부회장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로 재선임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국정농단의 핵심 당사자로서 자격 논란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달리 에스케이텔레콤(SKT) 등 일부 회사는 1심에서라도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사 자격이 제한된다.

이 부회장이 반드시 이사로 재선임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도 이번 판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식을 9% 가까이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해 이상훈 전 사장의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선임에 반대했다. 만약 이 부회장의 이사 재선임이 주총에서 부결된다면 이는 더 심각한 문제다. 이 부회장이 회사 주인인 주주들에게 거부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룹 총수로서 자격이 흔들릴 수 있고, 4월 이후로 예상되는 국정농단 3심 재판에서도 유리할 게 없다.

지난해 주식 액면 분할로 삼성전자 주주 수가 몇배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액 주주 등이 많이 늘었다. 상황 변화가 커, 굳이 이 부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추진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송광수 전 검찰총장,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등 임기가 만료된 3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송 전 총장과 이 교수 등 2명을 교체하기로 했다. 송 전 총장은 6년, 이 전 행장은 9년 동안 사외이사를 지냈다. 3년 임기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연임됐다.

새 사외이사 후보가 된 안규리 교수는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 대한이식학회이사장 등을 지냈고 과거 ‘황우석 사단’에 소속돼 줄기세포 임상연구 등을 맡은 바 있다. 현재 서울대 사회공헌교수협의회 회장과 사단법인 생명잇기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회공헌 활동과 의료 관련 사업 등에 조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사외이사 후보인 김한조 이사장은 1982년 한국외환은행에 들어가 외환캐피탈 사장, 외환은행장, 하나금융지주 글로벌부문 부회장 등을 역임한 ‘회계·재무통’으로 꼽힌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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