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와 채소류 가격 하락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한해 전보다 0.5% 올랐다. 1월(0.8%)에 이어 두달 연속 0%대 상승률을 이어간 모습으로, 2016년 8월(0.5%)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인플레이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1.3% 오르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지난해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농축수산물(-1.4%)과 석유류(-11.3%)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한파로 크게 올랐던 가격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채소류 가격은 배추(-42.5%), 파(-32.8%) 등을 중심으로 15.1%나 떨어졌다.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휘발유(-14.2%), 경유(-8.9%) 등도 크게 내렸다. 실생활과 밀접한 이들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내리면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제자리걸음(0%)을 했다.
반면 외식 물가가 2.9% 오르는 등 서비스 물가는 1.4% 상승했다. 휴대전화료(-2.9%), 국제항공료(-1.9%) 등의 가격은 하락했지만 택시료(6.9%), 치킨(6.1%) 등 가격이 비교적 크게 오른 영향이다. 정부는 이달에도 전반적인 물가 안정세는 이어지겠지만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가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3월에는 택시요금 인상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지난달 국제유가 상승세가 (통상 4주 정도인)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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