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벌 지배주주 출신(총수일가) 최고경영자(CEO)의 보수가 직원보다 평균 35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격차는 해마다 더 확대되고 있으며, 최고경영자 중에서도 총수일가의 급여가 전문경영인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는 14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기업 내 최고경영자(CEO)-직원 상대보수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2014~2017년 4년간 재벌 기업 최고경영자 776명의 평균 보수는 15억5천만원으로 직원 평균 보수 6900만원의 21배에 달했다. 재벌 기업 최고경영자 중에서도 지배주주 출신인 총수일가 최고경영자의 4년간 평균보수는 17억9천만원으로 직원과의 보수 격차가 28배로 더욱 컸다. 반면 같은 재벌 기업 소속이더라도 전문경영인 출신 최고경영자의 평균보수는 11억9천만원으로 직원과의 격차가 17배에 그쳤다.
재벌 총수일가 최고경영자와 직원 간 보수격차는 2014년 24.2배에서 2015년 26.4배, 2016년 29.7배, 2017년 34.5배로 매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반면, 전문경영인을 포함하는 재벌 기업 전체 최고경영자와 직원 간 보수 격차는 2014년 20.7배에서 2015년 19.7배, 206년 19.8배로 줄다가 2017년 23.6배로 다시 확대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재벌기업 전체 최고경영자와 직원 간 보수 격차가 좁혀지다가 다시 확대된 것은 최고경영자와 직원 보수의 상승률 차이 때문”이라며 “2015년에는 직원 보수가 최고경영자 보수보다 빠른 속도로 늘었으나, 2016년과 2017년에는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비재벌 기업 최고경영자 1258명의 평균 보수는 10억3천만원으로 직원 평균보수 5500만원의 18배였다. 재벌 기업의 최고경영자-직원 간 보수 격차가 비재벌 기업에 비해 더 큰 것이다. 비재벌 기업의 경우에도 지배주주 출신 최고경영자와 직원 간 보수격차는 19배로, 전문경영인 출신 최고경영자와 직원 간 보수격차 15배보다 더 컸다. 하지만 재벌 기업의 경우보다 격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직원 범위와 직원보수 공시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직원의 범위는 모든 임원(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고용인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직원보수의 분포를 가늠할 수 있도록 직원 1인당 평균보수와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규정과 같이 최고경영자를 제외한 임직원 보수의 중간값도 공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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