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다수 “미세먼지 저감 위해 ‘월 4500원’ 낼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2월에 국민 1천명 조사
미세먼지 주의보발령 하루 손실 1586억원
작년 미세먼지에 가구당 2만1200원 지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 1.5% 불과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작년 한해 4조원에 이르고, 국민들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사회적 비용으로 한달 450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 18일~28일 전국 성인남여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미세먼지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로 인해 매출·경제활동 등 모든 생산활동에 제약을 받는 정도(조사결과 전체 산업 평균 6.7%)를 고려할 때 미세먼지 주의보발령 1일당 손해 비용은 약 1586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여기에 지난해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수(25.4일)를 곱해 지난해 연간 약 4조230억원의 경제적 비용(손실·총체감 생산제약금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계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1782조원)의 0.2%에 이른다. 연구원은 “2018년 기준 전국 미세먼지 발령일수로 단순 계산하면 손실 지디피가 과대추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6개 시도별 GDP를 가중치로 고려해 발령일수를 산출·활용했다”고 밝혔다. 하루 미세먼지 비용 1586억원은,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미세먼지로 인한 산업별 체감 생산활동 제약 정도를 해당 산업별 명목 국내총생산 금액으로 일일 환산하고, 여기에 산업별 종사자수 비율로 가중평균해 구했다.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지출한 비용은 가구당 월평균 2만1255원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지출액이 ‘5천원 초과 1만원 이하’라는 응답(25.7%)이 가장 많았고, ‘5천원 이하’ 응답은 19.3%였다. ‘없다’는 응답도 9.9%를 차지했다. 월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미세먼지 대응 지출 비용은 월 1만593원이었다.

미세먼지에 따른 생산활동 체감 제약 정도는 실외 근무자(13.6%), 농·임·어업 종사자(8.4%)일수록 상대적으로 크다고 응답했다. 미세먼지로 본인이 속한 사업장의 생산활동이 ‘제약을 받는다’는 응답은 71.3%였고, ‘제약이 없다’는 응답은 28.7%였다. 생산활동이 영향을 받는 ‘체감 제약 정도’를 보면, ‘5% 초과 10% 이하’ 응답이 15.7%, ‘10% 초과 30% 이하’는 10.7%, ‘3% 초과 5% 이하’는 10.6% 순이었다. 이런 각 구간별 제약 정도의 중위값을 산업별 및 실내외 근무지별로 가중평균해 추산했을 때, 미세먼지로 인한 본인 사업장의 체감 생산활동 제약 정도는 전체 평균 6.7%로 나타났다.

향후 정부가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수를 반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55%였고, 지불 의사 금액은 가구당 월평균 약 4532원으로 나타났다. 비용 지불 의사가 있는 가구에 한정하면 월평균 8240원이다.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을 보면, ‘세금을 지불해도 미세먼지가 예방될 것이라 믿을 수 없음’(47.7%), ‘국민들이 이미 납부한 세금으로 미세먼지를 예방해야 함’(40.0%)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미세먼지로 인한 가장 큰 일상생활 변화로는 ‘야외활동보다 실내활동이 증가했다’(37.0%), ‘마스크를 착용한다’(31.0%) 등을 꼽았다. ‘가전기기 구입’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2.2%였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은 전국 성인남여 1008명으로 최대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09%p다.

조계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