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독일에서 설립된 플랫폼 협동조합 ‘페어몬도’는 영국 지부를 개설하는 등 지역 협동조합의 연합회 방식으로 글로벌 플랫폼 협동조합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페어몬도 누리집 갈무리
업앤고
집 청소, 아기 돌봄, 애완동물 돌봄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앱 플랫폼이다. 미국 뉴욕시의 청소노동자 협동조합 세곳이 함께 사용하려고 개발해 2017년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태스크래빗 등 일반 홈서비스 플랫폼이 노동자 수입의 약 20~50%를 수수료로 떼는 데 반해, 업앤고는 5%만을 부과해 플랫폼 운영비로 쓴다. 노동자 인권을 고려해 개별적인 소비자 평가는 하지 않는다. 저임금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은 업앤고가 만들어진 뒤 다른 회사 노동자보다 시간당 4~5달러를 더 번다. 조합원이 요금을 결정하고 적은 수수료를 유지하는 운영의 민주성 덕택에 가능한 일이다. 노동자들은 출자를 늘려나가고 있으며, 플랫폼은 마케팅에 주력하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에도 힘쓴다. 업앤고가 서비스 노동자의 플랫폼 협동조합으로 출범할 수 있었던 배경엔 지역 가난 퇴치 활동을 벌여온 로빈 후드 지역재단, 협동조합 설립 지원조직인 가족생활센터(CFL), 사회공헌기금을 내놓은 바클레이스은행 등의 체계적인 지원이 있었다.
페어몬도
아마존이나 이베이와 같은 거대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의 대안으로 2012년 독일에서 설립됐다. 공정무역 상품과 친환경 상품의 구매를 장려하고, 상품의 원산지와 공정, 노동조건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에 각각 구매자, 판매자, 직원으로 구성된 2천여명의 조합원이 있다. 베를린의 사회임팩트랩에서 태동해 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자금과 조합원을 동시에 모집하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60만유로의 자본금을 확보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2014년에는 영국 지부를 개설하는 등 지역 협동조합의 연합회 방식으로 글로벌 플랫폼 협동조합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1인당 최대 출자금액은 2500유로로 제한되며, 엄격한 1인 1표 원칙을 지키고 있다. 조합원에게 은행 거래 내용까지 세세히 공개하는 등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도 적극적이다. 또 최고임금과 최저임금의 배율이 7배를 넘지 못하도록 정하는 등 공정한 임금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 이익은 4등분 해 조합원 배당, 공정무역 엔지오(NGO) 등 비영리단체 기부, 협동조합 재투자, 자원봉사하는 조합원을 위한 포인트 배당에 사용한다.
그린택시쿱
2015년 설립된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지역 최대 운전자 소유 택시 협동조합이다.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에 맞서기 위해 운전자 800여명이 2천달러씩 출자금을 내고 설립했다. 운전자 조합원 가운데는 이민자들이 많은데, 출신 국가가 37개 나라에 이른다. 자신의 차를 소유하고 회사와 풀타임 운전자 계약을 맺거나, 차가 없는 운전자는 다른 사람의 차를 빌려서 운영한다. 우버나 리프트 같은 회사와 경쟁하면서도 2016년 현재 덴버에서 3분의 1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