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9일 경남 통영시 광도면의 성동조선해양. 이 회사는 2년이 넘도록 휴업 상태로 방치돼 있다. 통영/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만에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갈등의 파급 효과와 중국의 경기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은 15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로 수정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치(2.6%)보다 0.6%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2.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역시 지난 4월 전망치(2.8%)보다 0.6%포인트 하향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한 뒤 미약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대표되는 보호무역주의 대두에 따라 교역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금융시장 심리 악화 등 요인으로 세계경제 전반의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3.3%)보다 0.3%포인트 낮은 3.0%로 수정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2020년에도 세계경제 성장률이 3.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선진국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의 파급효과로 성장률 전망치가 더욱 하향 조정됐다고 국제통화기금은 설명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각각 0.3%와 0.5%로, 지난 4월 전망치(2.7%, 2.3%)보다 각각 2.4%포인트, 1.8%포인트나 낮아졌다.
국제통화기금은 내년에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 최근 경기 악화를 겪은 신흥국들이 회복세를 보이며 전체 경기를 다소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갈등,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 탈퇴) 등 하방 리스크가 상존해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짚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부분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지난 4월 6.3%에서 10월 6.1%로 0.2%포인트 내렸고, 같은 기간 일본도 1.0%에서 0.9%로 낮췄다. 독일(0.8%→0.5%), 프랑스(1.3%→1.2%), 이탈리아(0.1%→.0.0%), 인도(7.3%→6.1%) 등도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미국은 2.3%에서 2.4%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은 “무역·기술 갈등 해소를 위한 국제협력 강화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기후변화 등에 대한 공조가 필요하다”며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거시건전성 정책의 강화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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