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째로, 정부가 ‘최근 경제동향’을 발간해 경기에 대한 공식적인 판단을 공개한 2005년 이후로 가장 긴 부진 평가다.
기획재정부가 1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이어지고 미-중 무역갈등은 1단계 합의가 있었으나 향후 협상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경기 위축 등에 따른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5월에는 ‘광공업 생산, 투자, 수출’이 부진하다고 판단했지만 6월 이후로는 수출과 투자에 대해서만 부진하다며 범위를 좁혔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에 따라 전산업 생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월 기준 전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0.5% 늘었다. 광공업 생산(-1.4%)의 감소세를 서비스업의 증가(1.2%)가 상쇄했기 때문이다.
9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7.4% 늘어났다. 신차 출시 효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매출액(4.3%)과 카드 승인액(6.4%)도 증가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도 24.9% 증가해, 관광수지 개선과 서비스업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백화점(-5.1%)과 할인점(-7.7%) 매출액은 줄었다.
기재부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재정 집행을 가속화하고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투자·내수·수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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