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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환경을 입는다, 지속가능 패션 ‘나우’

등록 2019-11-13 09:00수정 2019-11-13 09:02

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브랜드 읽어주는 여자

나우는 ‘2019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폐기된 페트병 83개로 만든 플리스 재킷과 조끼, 자투리 천을 재활용해 만든 ‘돗자리인(in)가방’, 물과 염료 사용량을 줄인 염색 기법으로 만든 ‘오스틴 캡’ 등을 선보였다. 나우 제공
나우는 ‘2019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폐기된 페트병 83개로 만든 플리스 재킷과 조끼, 자투리 천을 재활용해 만든 ‘돗자리인(in)가방’, 물과 염료 사용량을 줄인 염색 기법으로 만든 ‘오스틴 캡’ 등을 선보였다. 나우 제공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속가능’에도 관심이 높다. 패션도 예외가 아니다. ‘지속가능 패션’ ‘에코 패션’ ‘친환경 패션’ 등을 내세워 환경문제에 경각심을 높이는 동시에 패션의 블루오션을 열어가고 있다. 국내 브랜드로는 2012년 론칭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의 성공이 대표적이다. 3년차 재고를 재료로 다시 활용하면서 자원순환 개념을 도입한 첫 브랜드다. 최근 베를린, 런던, 파리 등에 잇달아 팝업스토어를 열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스타일리시하게 코디할 수 있을까? 착한 옷을 동경하면서도 선뜻 선택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스타일리시한 것과 거리가 멀고 접근성이 낮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우’(NAU)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나우는 지속가능한 옷을 기치로 내걸고 2007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론칭한 브랜드다. 어떤 상황에서도 고민 없이 입을 수 있고 1년 뒤, 5년과 50년 뒤에도 멋있어 보이는 디자인을 지향한다.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는 점이 나우만의 자랑이어서 스타일리시한 코디가 가능하다. 특히 리사이클(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미니멀한 기능주의 디자인이어서 환경을 살리고 지속가능한 소비에 동참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

포틀랜드 감성 고스란히 녹여

나우의 지속가능 콘셉트는 어디에서 왔을까. 본사가 있는 포틀랜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지역은 미국에서도 친화적인 삶과 예술적 낭만이 가득한 도시로 유명하다. 여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과 예술적 감성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힙스터의 고향으로 불린다. 최근 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꼽혔다. 나우는 자연과 더불어 여유롭고 소박한 일상을 즐기며 사는 이들을 타깃으로, 포틀랜드인의 감각과 그들의 자연친화적인 생활방식을 고스란히 담았다고 볼 수 있다.

나우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폴리네시안 언어로 ‘웰컴! 컴인’(Welcome! Come in)이라는 뜻으로 자연과 동물, 인종과 종교,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와 함께한다는 뜻을 지녔다. 출퇴근복은 물론 도시인의 일반복으로도 손색없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나, 기능성도 갖춰 바이크나 트레킹 등 도심 속 다양한 활동을 할 때도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최적화된 제품이 강점이다. 이처럼 나우는 패션성과 기능성에 자연주의적 철학을 가미한 자연친화적 생활복을 추구한다. 북미, 유럽, 일본에서는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창립자인 마크 갤브레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삶이 다양한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입을 수 있는 실용성은 기본이고, 제대로 옳은 방식으로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디자인 역시 지속가능하면서도 세월이 흘러도 세련된 옷을 만들려고 한다.”

환경보호 소재 사용과 개발

나우는 파타고니아, 로우알파인 등 10여 년간 다양한 아웃도어 의류업계 경험을 한 총괄디렉터 마크 갤브레이스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제품개발 디렉터 지미 베인브리지, 나이키와 랄프로렌에서 경험을 쌓은 디자인 디렉터 피터 캘런이 브랜드 론칭 때부터 현재까지 의기투합해 세련된 나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환경보호 소재의 사용과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된 면과 페트병에서 추출한 재생 폴리에스터 등 친환경 소재만을 사용한다. 살충제·제초제·성장촉진제 등 화학물질의 제한적 사용, 농장의 아동노동 금지, 공정무역 등 환경과 농가 모두 지속가능하는 생산방식을 고려한다. 양모 제품 역시 뮬징(구더기가 생기는 걸 방지하려고 양의 엉덩이 부분을 강제로 도려내는 것)하지 않은 울 원사를 써서 동물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염색은 식물에서 채취한 염료와 최소한의 물을 쓰는 방식을 활용해 염색 폐수와 유독성 화학물로 일어나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미 베인브리지는 “나우의 식물성 염료 염색은 기존 화학염료 염색과 비교해 물을 90%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70% 낮추며, 염색 과정과 에너지를 줄여 생산비용을 50% 절약한다”고 밝혔다.

나우는 ‘지속가능한 옷’을 기치로 내걸고 2007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론칭했다. 어느 상황에서든 두루 입을 수 있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지향한다. 나우 제공
나우는 ‘지속가능한 옷’을 기치로 내걸고 2007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론칭했다. 어느 상황에서든 두루 입을 수 있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지향한다. 나우 제공

2016년 국내 진출 20개 매장

국내에는 2016년 첫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에 입점했고 온라인 편집숍을 포함해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 사용에다 전반적으로 톤 다운된 색상, 여기에 방수와 발수 등 아웃도어 기능까지 갖춰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옷뿐만이 아니라 가방, 모자, 텀블러 등도 인기다. 특히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폐기된 페트병 83개로 만든 플리스 재킷과 조끼, 쓰고 남은 원단을 재활용해 만든 ‘돗자리인(in)가방’, 물과 염료 사용량을 줄인 ‘가먼트다잉’ 염색 기법을 적용한 ‘오스틴 캡’ 등이 주목받고 있다.

나우는 여러 의미 있는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차별이나 편견 없이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자'는 문화적 다양성 메시지를 담은 ‘위 웰컴’(We Welcome) 캠페인과 재활용 가치를 알리고 실천을 유도하는 ‘#리사이클미’(#Recycle Me)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삶과 방향성을 탐구하는 지역 다큐멘터리잡지 <나우매거진>도 해마다 펴내고 있다. 지금까지 포틀랜드(1호), 타이베이(2호), 베를린(3호) 편을 출간했고, 최근 4호 텔아비브 편을 내놓았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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