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방호복을 입은 검역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시작된 우한에서 출발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급과잉과 중국의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겹치며 국제유가가 2% 넘게 급락했다. 중국과 홍콩 증시에선 주가도 급락했다. 세계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은 움츠러든 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2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 거래일에 견줘 배럴당 2.8%(1.64달러) 떨어진 56.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한 폐렴이 퍼질 경우 여행업이 위축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상반기에 원유가 하루 평균 100만배럴가량 초과 공급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국제유가를 떨어뜨렸다.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는 23일 주가가 하락하고, 신흥국 통화 약세와 엔화 강세 움직임이 일었다. 중국과 홍콩 증시의 하락폭이 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75% 떨어지고, 홍콩 항셍지수는 1.52% 떨어졌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0.93%,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는 0.98%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4.1원 오른 1168.7원에 마감했다. 중국의 춘절(24~30일) 연휴 기간 전염 확산 여부가 향후 금융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홍콩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우리나라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됐을 때 소비자심리 악화, 외부활동 자제, 관광업 위축 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그러나 실물경제 충격은 단기간에 그쳤고 금융시장도 일시적 영향을 받다가 사태 진화와 함께 빠르게 회복됐다.
정남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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