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해 8월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 준공한 연산 5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 포스코 제공
환경규제 강화가 촉발한 전기차 시대의 등장이 전기차 배터리를 새로운 미래 산업 동력을 이끈 것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산업의 성장은 후방산업의 성장과도 맞물린다. 기존 사업의 성장 잠재력이 고갈된 사업체일수록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 연관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 활발히 모색 중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포스코다. 포스코는 2018년 미래 신성장 사업을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로 잡고 2030년까지 관련 매출 17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철강사업의 정체를 상쇄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를 배터리 사업에서 찾은 셈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의 생산기지와 인접한 저장성 퉁샹시에 연간 생산 5000톤 규모의 양극재 합작 법인 공장을 준공했다. 이로써 국내외 총합 2만톤 규모의 생산 규모를 갖췄으며 올해 4만5000톤으로 생산을 늘리는 등 공격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안정적인 리튬 소재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의 리튬 염호(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소금호수)를 2억8000만달러에 인수했고 지난해 6월에는 본사와 자회사의 2차전지 소재 관련 연구를 통합 추진하는 2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석탄발전과 원전 산업 등 주요 매출원의 수익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두산 역시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전지박’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주식회사 두산에서 분할해 독립회사로 출범한 소재기업인 두산솔루스는 지난 2014년 ‘서킷포일 룩셈부르크’를 인수하며 전지박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전지박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는 얇은 구리막으로 얇을수록 많은 리튬이온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효율과 직결된 소재다. 두산솔루스는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등이 인근에 있는 헝가리의 터터바녀 산업단지 내 14만4000㎡ 부지에 전지박 공장을 건설 중으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공장은 유럽 내 유일한 전지박 공장으로 “물류비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데다 산화가 빠르고 수명이 짧은 전지박의 단점을 보완, 품질 안정성도 뛰어나서 경쟁력이 높다”고 두산솔루스 쪽은 밝혔다.
김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