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16일 오전 구포동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최혜진 여사와 꽃다발을 들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4년 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더불어민주당 승리의 밑돌을 놓게 했던 부산은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에 곁을 내주지 않았다. 부산·경남(PK)은 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각각 6석(보궐선거 1석 포함)·3석에 파란색 깃발을 꽂으며 전국정당화의 시동을 걸었던 곳이다. 지난해부터 이 지역 중도층 민심이 이반하면서 민주당의 열세가 예상됐지만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막말과 망언이 터져 나오고 ‘경제실정 심판론’의 약효가 잦아들며 민주당에 불리했던 피케이 여론도 최근 일주일 새 급호전되는 듯했다. 민주당 안에선 ‘낙동강 벨트’의 이변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16일 개표 완료 결과, 통합당은 부산 지역구 18곳 중 15곳에서 당선을 확정지으며 대승했다. 장제원 후보(통합당)와 배재정 후보(민주당)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사상에선 장 후보가 배 후보를 크게 앞서며 3선에 성공했다. 해운대갑의 하태경 통합당 후보도 유영민 민주당 후보를 압도하며 당선됐다. 민주당이 ‘경합우세’ 지역으로 예상했던 해운대을도 김미애 통합당 후보가 현역인 윤준호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고 금배지를 달게 됐다. 열린우리당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당을 바꿔 4선까지 온 조경태 통합당 후보와 친노무현 인사인 이상호 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사하을에서도 조 후보가 이 후보를 압도했다. 연제에선 이주환 통합당 후보가 현역 김해영 민주당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민주당 현역 의원 중에선 북·강서을의 전재수 후보가 50.5%의 득표율로 박민식 통합당 후보(48.5%)를 따돌리고 재선을 확정했다. 여야 현역 의원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남을의 박재호 민주당 후보(50.5%)도 이언주 통합당 후보(48.7%)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승리했다. 사하갑의 최인호 민주당 후보는 김척수 통합당 후보와 자정을 넘어서까지 수백표 차이의 접전을 벌인 끝에 697표 차이로 당선됐다. 민주당의 ‘피케이 맏이’인 김영춘 후보(부산진갑)는 3750표로 차이가 벌어지며 부산시장 출신 서병수 통합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부산진갑에 출마한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1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통합당의 절대우세가 확인된 부산과 달리 경남에선 민주당 현역 의원 3명이 수성에 성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아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김정호 민주당 후보는 장기표 통합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김해갑의 재선 민홍철 민주당 후보도 51.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홍태용 통합당 후보(45.0%)를 앞섰다. 문재인 대통령 생가가 있는 양산을에 서형수 민주당 의원의 불출마로 전략공천된 김두관 후보도 48.9%를 얻어 통합당 나동연 후보(47.2%)를 앞섰다. 경남에서 ‘현상 유지’엔 성공한 셈이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로,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화가 무산된 창원성산에선 강기윤 통합당 후보가 47.3%를 얻어 34.8%를 얻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앞섰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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