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대회의실에서 미래의학연구원 이규성 연구부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KT 커스터머신사업본부장 김훈배 전무(왼쪽에서 여섯 번째) 등 관계자들이 실감형 콘텐츠 공동개발 협약식을 진행했다. KT제공.
이동통신 기업들이 의료 서비스 진출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케이티(KT)는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으로 두뇌·인지능력 개발, 치매 예방을 위해 혼합현실(Mixed Reality) 솔루션과 신규 콘텐츠를 연구 개발한다고 28일 밝혔다.
‘혼합현실’이란 현실 공간에 사실감을 극대화한 3차원 가상 이미지와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번 제휴를 계기로 케이티는 삼성서울병원 뇌 신경센터 및 치매연구센터와 협업해 두뇌·인지 발달 효과 관련 데이터를 검증하는 연구를 한다. 또한 신체 능력 측정 전문기관의 기초 체육 측정 지표를 활용해 데이터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케이티는 2018년부터 혼합현실 기술과 스포츠를 결합한 ‘MR 스포츠 솔루션’을 개발해왔고, 올해 5월에는 교육과 헬스케어 콘텐츠를 결합한 솔루션 ‘리얼 큐브’를 출시했다. 케이티 리얼 큐브는 반응형 기술과 동작 감지 센서를 통해 집중력, 수리력, 문제해결력 등의 두뇌 발달과 순발력, 지구력, 근력 등의 신체 발달을 동시에 가능케 하는 혼합현실 솔루션이다.
케이티는 지난달 17일엔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과 손잡고 감염병 예방 연구착수를 발표한 바 있다. 케이티는 게이츠재단의 투자를 받아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3년간 120억원이 소요되는 연구에 게이츠재단은 60억원을, 케이티가 나머지 60억원을 투입한다. 케이티는 연구를 위해 고려대의료원 김우주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신생기업인 모바일닥터, 블록체인 기업인 메디블록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고려대의료원은 독감 감시체계 운영과 병원체 유전자서열 분석을, 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독감유입·유행 예측모델링을, 모바일닥터는 앱기반 독감 진단 데이터 분석을,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데이터 공유 플랫폼 개발을 맡는다.
에스케이텔레콤(SKT)도 의료 서비스와 진단기기 개발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달 초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에 총 2300만 달러(약 280억원)를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고 발표했다. 국내 통신기업이 국내외 의료장비 산업에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나노엑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X-Ray) 원천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기업으로, 이스라엘 요즈마펀드와 후지필름 등이 지분투자에 참여했으며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반도체 기반 디지털 X레이는 필라멘트를 이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기존 엑스레이를 반도체 특성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는 차세대 의료장비 기술이다.
현재 국내에서 원격의료는 사실상 허용되고 있지 않지만, 의료 서비스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통신사들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의료서비스에 접목시켜 미래에 확대될 영역에서 부가가치를 만들려는 시도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