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체감경기가 4개월 연속 개선되면서 코로나19 사태 초기 수준으로 회복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지수는 전월보다 4포인트 상승한 66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번 조사기간(11~19일)이 코로나 재확산 시점 전후에 걸쳐 있어 기업심리 변화가 제대로 담기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된 16일 이후에 회수된 설문이 전체의 7~8%에 그쳐 조사결과에 반영된 비중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체감경기 회복은 제조업이 이끌었다. 8월 제조업 업황지수(66)는 7포인트 올라 2009년 4월(11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업종은 전기차 개발 등에 따른 부품판매 회복에 힘입어 23포인트 급등했다. 반도체와 신형스마트폰 판매가 증가한 전자·영상·통신장비업, 철강제품 가격 반등이 호재로 작용한 1차 금속업종도 기업심리를 북돋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기업 가리지 않고 체감경기가 고루 개선됐다. 비제조업 업황지수(66)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인력수요가 회복된 사업시설·지원·임대업과 새 게임 출시로 매출이 늘어난 정보통신업의 체감경기는 나아졌다. 하지만 전문·과학·기술업종은 사회간접자본(SOC) 설계·감리 수주 부진으로 심리가 위축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매출과 자금 사정이 나아졌다. 반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반등에 따른 제품원가 상승으로 채산성은 떨어졌다.
다음달 전산업 업황전망도 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워졌다. 기업경기실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더한 민간의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6.9포인트 상승한 79.7을 기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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