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엘지(LG)에너지솔루션 초대 대표이사. 엘지에너지솔루션 제공
엘지(LG)화학에서 분사한 배터리 기업 엘지에너지솔루션이 공식 출범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1일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종현 사장을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18년부터 엘지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이사회 의장은 신학철 엘지화학 부회장이 맡는다. 이날 출범사에서 김 대표는 “(배터리 사업은) 최근 재무적인 흑자전환을 이뤄냈다”며 “이제 성공적으로 분사를 이뤄내며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한 출발점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엘지화학 배터리는 올해 들어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2위인 중국 시에이티엘(CATL)과의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다. 앞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1위를 뺏길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경쟁 상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테슬라는 2022년까지 100GWh 규모의 설비를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등 비교적 신생 업체들의 성장세도 가팔라지는 추세다.
엘지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향후 본격화될 주도권 다툼에서 1위를 수성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최근 엘지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초고속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지난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는 2023년 연산 목표를 기존 200GWh에서 260GWh로 올려 잡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해 시에이티엘의 생산 능력이 240GWh에 이를 전망인 것에 비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의 내년 목표 매출은 올해(예상치)보다 7조원가량 많은 18조원 중후반대이며, 목표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 중반대다.
품질 리스크도 남아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과 쉐보레 볼트 이브이(EV) 등 엘지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주요 전기차들은 화재와 리콜 사태를 겪고 있다. 현대차가 전 세계에서 코나 일렉트릭 7만7000여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에 착수했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최근 볼트 이브이 6만8677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내년 상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엘지화학은 해외 상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엘지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1.13% 오른 80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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