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국민연금이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 사업 등에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투자제한전략 도입방안’, ‘2022-2026년 국민연금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 ‘2022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안’ 등을 심의하고 의결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탄소 배출 감축의 필요성에 공감해 석탄채굴·발전산업에 대한 투자제한전략을 도입하기로 했다. 투자제한전략(네거티브 스크리닝, Negative Screening)은 투명 경영, 지속 가능한 경영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군·기업군을 투자 가능 종목군 및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한하는 것이다.
우선 국민연금기금은 탈석탄 선언을 시작으로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투자를 하지 않을 계획인데, 투자제한전략 적용을 위한 준비단계로써 단계별 실행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에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연구 과정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여 실행 방안을 제도화할 예정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세계 각국과 주요 연기금은 기후변화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의 확산은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원칙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으며, 탄소국경세 등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금운용의 위험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수익성·안정성 제고를 위해 매년 수립하는 5년 단위의 기금운용전략도 의결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을 실질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 등을 고려해 연 5.1%로 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2026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0% 내외, 채권 35% 내외, 대체투자 15% 안팎이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자산 비중은 급격히 변화하기보다는 이행 가능성 등을 감안해 2026년까지 점진적,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간다.
다만 세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제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기금위가 오는 2026년까지 해외주식의 목표비중을 35.5%로 높이고, 그대신 국내 주식의 목표 비중을 기존 15%에서 14.5%로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기금 수입은 연금보험료 53조원 등 총 131조원, 지출은 연금급여지급 31조원 등 총 32조원으로 예상된다. 2022~2026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라 수입 131조원에서 지출 32조원을 차감한 총 99조원을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
이에 국민연금기금 자산은 올해 주식 373조원, 채권 400조원, 대체투자 118조원에서, 내년 주식 419조원, 채권 404조원, 대체투자 128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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