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6월 코스피 시장 상장 기업들의 매출액이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회복하면서 기업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법인 2021년 상반기 결산 실적’ 자료를 보면, 12월 결산법인 587곳의 올해 1~6월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1080조583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0조6285억원(17.46%) 증가했다. 매출액은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91조319억원, 순이익은 85조134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8.86%, 245.50% 늘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8.42%,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7.88%다.
전체 매출액의 11.9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실적이 좋았다. 이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은 연결 매출액이 951조5천23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7.23%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155.85%, 381.37% 급증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코스피 시장 상장사들의 부채비율은 114.14%로 1년 전(116.47%)보다 2.33%포인트 낮아져 재무 상태가 개선됐다.
업종별 실적을 보면 건설(-2.36%)만 제외하고 나머지 16개 업종의 상반기 매출이 모두 늘었다. 특히 의료정밀 분야가 275% 증가해 눈에 띄었고 철강금속, 화학, 전기전자, 기계, 운수장비 업종 등은 20%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순이익의 경우 화학 업종이 1만326% 폭등세를 보였고, 서비스 업종과 의료정밀 업종, 철강금속 업종 등이 5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들도 경기 회복세의 영향으로 실적이 좋았다. 12월 결산 코스닥 법인 1011개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조63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21% 증가했다. 매출(107조9642억원)과 순이익(6조8천708억원)도 17.57%, 157.73% 각각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7.07%), 순이익률(6.36%)도 1.68%포인트, 3.4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상반기 실적 호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상반기는 기저 효과와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했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세가 점차 둔화할 수 있다. 상반기 이익이 워낙 좋아 조정이 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세계 경제의 유동성 축소 움직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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