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개월만에 3100선 아래로 내려가며 전날보다 61.10(1.93%) 내린 3097.83에 장을 마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에 국내 금융 시장이 출렁였다. 코스피가 넉 달 만에 3000선으로 주저앉았고, 코스닥도 두 달만에 1000선 밑으로 밀렸다. 원-달러 환율도 1176원대로 올라섰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1.10(1.93%) 내린 3097.8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31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4월1일(3087.40)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9.93(2.93%) 하락한 991.15에 장을 마쳤다. 6월16일 이후 두 달 만에 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주가 급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움직임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300억원, 기관은 4100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8거래일간 코스피에서 8조532억원을 빼갔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2원 오른 1176.2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7거래일 만에 하락했던 환율이 하루 만에 다시 상승했다.
간밤 공개된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국내 금융 시장을 불안으로 내몰았다. 지난달 27~28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대다수 위원은 “경제가 예상대로 폭넓게 개선된다면 올해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테이퍼링 시사 발표로 한국 증시의 투자 심리가 위축돼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이 반등했다”고 말했다.
연준의 구체적인 테이퍼링 일정이 나올 때까지 시장의 불안은 이어질 수 있다. 7월 정례회의에서 일부 위원은 고용 시장 회복을 고려해 내년 초 테이퍼링 시작을 주장하기도 했다. 금융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26~28일 잭슨홀 미팅과 올해 남은 세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언급할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었지만,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을 부담으로 받아들인 것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의 발언을 소화하기전까지는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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