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이 국내 증시(코스닥 포함)에서 10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원화 가치도 강세로 전환했다.
23일 코스피는 0.97%(29.70) 오른 3090.21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한때 311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막판 매도세로 돌아서며 오름폭이 축소됐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그 규모(311억원)는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 주가도 12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2715억원)가 12거래일째 멈추지 않아 주가(7만3300원)는 0.83%(600원)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지난 2월1일(3669억원) 이래 최대인 328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코스닥지수는 2.61%(25.28) 급등한 993.18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로 전환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에서 5.9원 하락(원화가치 상승)한 1173.7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타이완 증시가 2.45% 급등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동반상승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 내 강경 매파(통화긴축 선호)인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델타 변이가 지속되고 경제 회복에 타격을 줄 경우 테이퍼링을 조기에 시행해야 한다는 견해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카플란 총재는 테이퍼링을 10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테이퍼링 전도사’의 갑작스런 말바꾸기로 계획 발표가 연말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델파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환경에서 연준은 테이퍼링 시간표에 더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의 관심은 중앙은행 총재들의 연례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26-28일)에 쏠려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7일 연설에서 델타 변이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 어떤 견해를 보일지 주목된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