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는 동안 TV 스크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연설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미국 증시가 2000년대 들어 가장 강력한 랠리를 보이고 있지만 소수 대형주 쏠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민간 고용이 크게 부진했다는 소식에도 0.33%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 아마존 등으로 구성된 ‘팡(FANG)+’ 지수가 1.28% 오른 덕분이다. 이 가운데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3번째로 ‘시총 2조달러 클럽’ 가입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알파벳 주가는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총이 1조8083억달러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67% 상승해 대형 기술주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대장주’ 애플의 시총은 2조5210억달러로 불어났다.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4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 지수는 연초 이후 8월까지 20.4% 올라, 1997년 같은 기간의 상승률(21.4%) 이후 최고다. 또 올해 들어 53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연간 최다인 1995년의 77차례 경신 기록을 올해 깰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이 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한 번도 5% 이상 조정을 허락하지 않을만큼 탄탄했다.
월가에서는 미 증시 랠리가 소수의 대형주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을 불안 요인으로 꼽는다. 지난 두달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5.3% 상승한 반면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1.6% 하락했다. 이에 회의론자들은 1987년 뜨거웠던 여름을 떠올린다. 1987년 당시 지수는 8월까지 36% 상승했지만, 증시 역사에 ‘블랙 먼데이’로 아로새겨진 그해 10월19일 하루에만 22.9% 폭락했다. 올해는 10월을 전후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 계획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미 증시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해온 양적완화 정책이 출구를 찾는 과정에서 악재가 겹칠 경우에는 충격이 올 수도 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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