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옥의 황소상. 한국거래소 제공
증권사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아이에스에이) 가입자 수가 처음으로 은행 가입자 수를 추월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증권사 아이에스에이 가입자 수는 128만7389명으로 은행 가입자 수(97만65명)보다 많아졌다. 증권사에 가입한 투자자는 올해 들어서만 113만명이 늘었다. 반면 은행 가입자 수는 81만명이 줄었다.
올해부터 이 계좌로 주식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가입자들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에스에이는 예·적금, 공모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인데, 상장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중개형 아이에스에이가 지난 2월 출시되면서 증권사 가입자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개인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계좌로 투자한 주식자산의 평가액은 2월 말 32억원에서 7월 말 7944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아이에스에이 전체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04%에서 8.7%로 껑충 뛰었다. 반면 예·적금 비중은 73.3%에서 63.8%로 낮아졌다. 중개형 아이에스에이 자산(1조5215억원)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달한다.
향후 아이에스에이에 대한 추가 세제 혜택으로 가입자가 은행에서 증권사로 갈아타는 흐름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예고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2023년부터 이 계좌로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 투자해 발생한 차익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