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플랫폼에서 대출·펀드 손쉽게 구매…결국은 소비자 피해로 돌아온다

등록 2021-09-09 16:51수정 2021-09-10 02:38

금융위 규제로 카카오페이·토스 등 서비스 수정
혁신 앞세워 시장 장악했지만 소비자 피해 우려 커져
카카오페이 누리집 갈무리
카카오페이 누리집 갈무리
금융당국이 핀테크 플랫폼의 금융상품 중개·판매 행위 규제를 강화하면서 핀테크의 상품 판매 행태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앞세운 핀테크의 영업방식은 불완전 판매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위험을 키워왔다. ‘금융 혁신’을 명분으로 핀테크 업체에 규제를 완화했던 금융위원회도 소비자보호에 중점을 두고 관리 강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인다.

9일 카카오페이는 자사 앱에서 제공하는 투자·보험·대출 중개 서비스에 대해 “금융당국의 우려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7일 카카오페이·토스 등 일부 플랫폼이 대출·카드·보험 등 금융상품을 소개할 때 상품 가입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며 중개업 면허를 얻어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상 계도기간이 끝나는 24일까지 위반 소지가 있는 서비스는 시정하라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자사 앱에서 이뤄지는 펀드 투자는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이, 보험중개는 자회사 ‘케이피보험서비스’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두 회사는 중개·판매 면허를 취득했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소비자가 카카오페이 앱에서 펀드나 보험상품을 살펴볼 때 카카오페이를 서비스 주체로 오인하지 않도록 인터페이스를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적인 소비자가 플랫폼이 아닌 판매업자를 계약 상대방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판매업자를 나타내는 글자크기를 확대하거나 화면색깔 변경에 그칠 경우 위법 상황이 해소됐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개인간 대출(P2P) 광고·중개를 해오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당국의 지적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중지하기도 했다.

송금·자산관리 핀테크 업체인 토스 앱에서 제공하는 대출·카드추천 서비스도 금융위의 점검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폼 가입자의 정보를 토대로 적합한 신용카드를 추전하는 ‘○○○을 위한 신용카드 탑10’ 서비스는 토스와 제휴한 카드 신청을 할 경우 가입 절차가 토스 안에서 진행된다. 금융위는 이런 상품추천을 잠재고객 발굴 및 가입을 유도하는 중개행위로 봤다.

토스는 보험대리점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 소속 설계사가 소비자에게 보험상담을 해주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금융위는 단순 상담에 그치지 않고 보험상품을 추천하면 중개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토스는 “중개업 여부를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해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들의 금융상품 광고·중개는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편의를 증대했다고 평가받아왔다. 반면 금융규제를 우회해 자사 이익을 올리고 시장을 장악하면 결국은 불공정·불완전 판매 같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꾸준히 지적돼왔다. 금융위는 “판매업자의 플랫폼 의존도가 클수록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며 “상품추천 알고리즘 편향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나 플랫폼 판매수수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빅테크·핀테크 규제 강화와 관련해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기업이 금융산업에 진출할 때 기존 기업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도록 한다는 취지다.

윤민섭 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돈을 관리하는 금융산업은 소비자보호를 위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데, 그동안 플랫폼 업체들은 기술기업이라는 관점으로 금융시장에 접근했다”며 “핀테크 기업이 금융시장을 마치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보고 쇼핑몰 업체처럼 운영해온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식 감세·초긴축…세금 낼 국민 줄어드는 미래 대책은 있나? 1.

윤석열식 감세·초긴축…세금 낼 국민 줄어드는 미래 대책은 있나?

트럼프 가족모임에도 낀 ‘특급공신’ 머스크…‘IT 차르’ 등극하나 2.

트럼프 가족모임에도 낀 ‘특급공신’ 머스크…‘IT 차르’ 등극하나

‘부동산 오락가락’에 빚 폭증…맥 못추는 코스피, 밸류업은 어디에 3.

‘부동산 오락가락’에 빚 폭증…맥 못추는 코스피, 밸류업은 어디에

한양대학교, QS 아시아대학평가 20위권 첫 진입...글로벌 경쟁력 강화 4.

한양대학교, QS 아시아대학평가 20위권 첫 진입...글로벌 경쟁력 강화

‘5%대 실업률’에도 지갑 닫은 청년들…‘쿠팡 보고서’에 답 있을까 5.

‘5%대 실업률’에도 지갑 닫은 청년들…‘쿠팡 보고서’에 답 있을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